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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백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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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룡산 백패킹 2022.4.20-21(수목) 대룡산을 오른다. 오늘은 차를 이용해 찻길 끝까지 오른다. 그 길 끝에 서 있는 자작나무들. 자작자작 너의 이름을 부르면 자작자작 살얼음판 위를 걷듯 걸어온 내 눈물의 발소리가 들린다 자작자작 너의 이름을 부르면 자박자박 하얀 눈길을 걸어와 한없이 내 가슴속으로 걸어들어온 너의 외로음의 발소리도 들린다 자작나무 인간의 가장 높은 품위와 겸손의 자세를 가르치는 내 올곧고 그리운 스승의 나무 자작자작 오늘도 너의 이름을 부르며 내가 살아온 눈물의 신비 앞에 고요히 옷깃을 여민다 그리운 자작나무/ 정호승 애기똥풀이 대룡산 주변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뜯었을 때 즙이 노랑-주황색이라 애기똥과 비슷하다. 정상을 조금 지나 헬기장이 있는 곳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끝에 우뚝 솟아 ..
유명산 백패킹 2020.10.17-18(토일요일) 유명산으로 다시 떠난다. 단풍철이 가까워져 다른 때보다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선다. 9시 출발. 유명산으로 들어가는 입구. 산 내에 아직 단풍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처음 본 유명산 단풍. 꽃향유...... 이름에서부터 향기가 물씬 묻어나는 꽃이다. 밀원식물로 강해 유명산 곳곳에 강하게 피어 있다. 가을철이 제철인 듯 하다. 유명산 언덕에서 용문산 언덕을 바라본다. 철탑들이 제대로 서 있다. 이제 저 산을 언제나 올라 가보나. 용문산 언덕에서 오른쪽으로 백운봉까지 줄기가 이어져 있다. 중미산 언덕에서 이어진 백운봉 그림자. 어떤 지역에서 바라보면 삼각봉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이곳에선 그렇지 않다. 매년 봄이나 가을이 되면 저 언덕에 올라 비박터를 삼았는데...... 저곳..
유명산 자락 백패킹 2020.9.5-6(토일요일) 오랫만에 맞이하는 즐거운 주말이다. 지난 2개월 전 대동맥치환술을 받고 가볍지 않은 수술 과정을 받고 있다. 오랫만에 나가는 비박산행, 후배 한 사람과 동행한다. 혹시 내일 쯤 비가 올 듯 싶어 하룻밤 묵기 편한 곳으로 결정한다. 유명산 언덕 넘어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는 곳에 텐트를 설치한다. 일단 텐트를 세운 후 유명산 줄기를 따라 걸어보기로 한다. 목표 지점은 산의 언저리가 보일 수 있는 곳까지로. 사실 친구와 걸어서 30여 분 정도 온 거리다. 여기서 먼 곳의 산줄기 보는 것으로 끝을 낸다. 산줄기 몇 곳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지만...... 두 종류의 텐트가 세워졌다. 하나는 간단한 조립형텐트다. 몸이 불편한 나로선 그냥 이 텐트에 머물기로 한다. 다음날 아침, 우..
제주도 백패킹, 4일 태흥1리 쉼터- 남원읍- 동문시장 진아떡집- 금복국수 2020.5.25(월) 어제 깊은 밤이었을 때 잠시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오니, 화물차 한 대가 들어와 있었다. 웬 청년, 멍하니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주무실 거요? -아니, 밤바다가 좋아 잠시 쉬다 가려고요. 커피 한 잔 주겠다는 걸 마다했다. 우수에 잠겨 있던 그 청년, 행복하길. 일기예보상 어제저녁에 한때 비가 온다고 했다. 잠결에 플라이를 때리는 빗소리를 잠시 들었고, 아침에는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해무가 온 세상을 덮고 있었다. 이 쉼터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새벽 일찍 몇 사람이 쉼터를 돌고 돈다. 그리고 올레길에 일찍 나선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대부분 나 홀로 걷는 사람들이다. 무슨 수식어를 쓴다 하더라도 결국 인생은 나 홀로다. 벌 포연대, ..
제주도 백패킹 3일, 표선해수욕장- 태흥1리 쉼터 백패킹 2020.5.24(일) 들어와 찼던 바닷물이 한 번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젯밤 습도는 90%, 플라이가 물 폭탄을 맞은 것처럼 축축해 일어나는 즉시 말린다. 그늘이 없어 아침부터 텐트 안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관광지인 이곳의 아침이 너무나 시끄럽다. 커피 한 잔 끓여 마시고 서둘러 길을 나선다. 어제처럼 해안을 따라 걸어 남원읍까지 가는 올레길이다. 제주올레 4코스, 표선 남원 올레길. 한 달 전 올레길 걸을 때와는 전혀 딴판이다. 그때는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같은 방향으로 걷는 이, 역방향에서 오는 이 합해 하루에 2,30명을 만난다. 특히 자전거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3,40명 만난다. 유난히 젊은 친구들이 많다. 그리고 하나같이 밝게 인사한다. ..
제주도 백패킹 2일, 신양섭지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백패킹 2020.5.23(토) 성산일출봉에서 좋은 아침을 맞기는 힘든 날씨다. 느긋하게 일어나 아침을 맞는다. 이번 제주 백패킹에서의 아침은 늘 이런 식이다. 누룽지에 김치 그리고 스팸햄 한 조각, 그리고 모닝 커피. 해변을 따라 걷는다. 원래 올레 2코스는 내륙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오는데, 나는 해변을 따라 걷는다. 온평 환해장성. 원래는 진도에 있던 삼별초 군대가 제주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쌓았던 석성인데, 후에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120km에 걸쳐 축성되었다. 점심은 청호식당에서. 인터넷에 일부 악평이 있으나 내 경험으론 무척 친절했다. 먹고 싶었던 문어라면은 2인분 이상만 가능해, 해물 전복뚝배기를 주문했다. 풍성한 해물, 신선한 전복으로 인해 아주 맛..
제주도 백패킹 1일, 성산일출봉- 광치기해변- 신양섭지해수욕장 백패킹 2020.5.22(금) 성산일출봉. 산세가 성을 닮았다 하여 성산, 이곳에서 보는 일출이 아름답다 하여 일출봉. 얼마 전 제주도 백패킹을 이 자리에서 멈추었고, 오늘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3박 4일의 제주올레 백패킹의 시작이다. 등경돌. 제주도 거신 설문대할망은 옷이 단벌이라 매일 분화구를 빨래바구니 삼아 우도를 빨랫돌 삼아 세탁한다. 그리고 밤이면 헤진 옷을 꿰매 입는데, 이 바위 위에 등불을 밝힌다. 아래 광치기해변, 이 산에서 내려가면 저곳을 걸을 것이다. 지난번에 왔을 때 입구에서 짐 맡기는 곳 팻말을 보았다. 그런데 정작 오늘 와 보니 문이 닫혔다. 핑계는 코로나. 등짐을 모두 짊어지고 산을 오른다. 습도가 높은 날이라 땀이 억수처럼 흘러내린다. 성산일출봉은 5000년 전 해중폭발로 형성된 화산..
제주도 백패킹 3일, 비양도 백패킹- 우도올레 2020.4.27(월) 해 뜨기 직전 텐트 문을 열고 나온다. 바람은 잦아들었고 동녘에선 해가 떠오르기 직전이다. 쌀쌀한 날씨에 옷깃을 여민다. 봉수대에 올라 야영장을 바라본다. 모두 잠이 들어 있다. 오늘 일출을 보는 사람은 나 그리고 우도 숙소에서 차를 몰고 온 청년 하나다. 가볍게 인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