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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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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삼해소주 45도에 250미리, 4만원에 판매. 일단 그 맛에 한번 기가 죽으면서 마셔보는데. 참 희한하다, 맛은 완전히 백주 비슷한데 그 술맛 또한 이렇게 좋으니. 멥쌀 찹쌀누룩 물로 첨가물이 일체 없이 맑은 약주를 만든 뒤, 숙성시켜서 증류하면 일단 부은 물의 30% 정도만 얻을 수 있다. 삼해소주. 보통 10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이 술을 만들기 위해선 이 술을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 해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도 시중에 떠도는 술이 보이긴 한다. 장기 저온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친 약주로 증류하기에 삼해소주는 높은 도수이지만 풍미가 부드럽고 뒷맛의 여운이 오래 남는다. 아주 좋은 술.
223. 죽력고 32도. 최남선이 조선의 3대명주를 꼽을 때 감홍로,이강주와 함께 이웃했던 죽력고다. 옛날에 동학농민 혁명에서 전봉준이 고된 고문을 당한 후 이 죽력고를 마시고 기운을 차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어린이가 경기로 갑자기 말을 못할 때 구급약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술을 만들 때 상당히 오랜 시간을 모두 거쳐야 하고, 게다가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면서, 나중에 제대로 된 것인지 아닌지 구분해야 한다니 꽤나 복잡하다. 여기서 '고'는 최고급 약소주에만 붙일 수 있는 술의 극존칭이다. 투명한 황색에 단맛과 은은한 대나무향이 상쾌하다. 첫맛은 맑고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다음 단계에서 느껴지는 살짝 단맛과 알코올 기운이 혀를 자극한다. 정읍 태생의 이 죽력고. 기분 좋다.
222. 맥캘란 레어 캐스크 블랙 싱글몰트위스키. 48도. 이런저런 술을 먹어 보았지만 맥캘란은 이번이 처음이다. 1824년 보리농사를 짓던 농부이자 교사였던 알렉산더 리드가 설립하였으며, 소코틀랜드 모레이주 크레이겔하치에 있다. 리미티드 면세점 전용 상품. 2000년 초부터 숙성한 위스키와 26년 이상된 위스키를 온합하여 탄생하였다. 스모키하고 다크한 캐릭터를 지녔다. 물론 몇 번으로 나누어 마셔 보았지만, 그 스모키하고 달콤한 과일향의 피트가 꽤 오랫동안 입안에 남는다.
221. 쌰또 록 드 빌프뢰 보르도 슈피리에 france> bordeaux> superieur 친구 가운데 프랑스 제품 샤또면 무조건 좋다는 녀석이 있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믿음을 별로 신통치 않게 생각하는 녀석도 있다. 바로 나다. 이 물품 그 쓰디쓴 맛을 어떻게 감당하리요. 전혀 매력적이지 못한 채 한숨만 나온다. 바이.
220. 폰토디,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비냐 데소르바 2019 italy> toscana> chianti 1968년인가? 피렌체 출신의 가문이 판자노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 역사가 길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맛은 기가 막힌다. 다른 끼안티 클라시코보다 더 짙은 루비색을 띠고 있으면서 밸런스와 구조감이 탁월하다. 산지오베제의 맛. 어쩌면 프랑스의 것들보다 더 뛰어나다. 그 맛 또한 강렬하고, 오래 지속되는 단 맛 그리고 숙성도. 보통 이 맛을 보고 사람들이 왜 95점이 넘는 점수를 주었는지 알 수 있다. 기후는 따뜻하고 일조량이 뛰어나면서 일교차가 심하다. 뭐 이 정도면 이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멋진 작품으로.
219. 지아코모 보르고뇨 바롤로 2018 italy> piedmont> barolo 네비올로 100%. 연한 가넷빛을 띤다. 1761년 설립된 바롤로의 명가 출신으로 화학비료나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약간의 이산화황만 첨가한다. 일단 질리지 않는 맛이다. 우아하면서도 동시에 파워풀한 느낌을 준다. 매우 드라이하고 높은 타닌 다소 높은 바디감이 그 생명으로 아주 기분 좋은 맛을 제공한다. 좀 과장된 것은 아닐까? 이 와인을 먹기 전 30분 정도 공기를 씌웠는데, 좀더 강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하. 앞으로 먹기 전 이런 것도 생각해야 하나?
218. 조니 워커, 블랙라벨 조니 워커의 블랙라벨. 발렌티노, 시바스 리갈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축을 이루는 조니 워커. 물론 판매량으로 따지면 조니 워커가 가장 높기는 하다. 블루> 그린> 블랙> 레드 이처럼 이름이 다르게 나오는데. 그 가운데 블랙은 12년 이상 묵혔다 나온다. 블렌디드 위스키로 캐러멜을 만들 때 일어나는 반응인 캐러멜화 과정을 이용해 만들어 낸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의 갈색을 띠는데, 이게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냥 마시기 보다는 하이볼화해서 먹는 경우가 많다. 45ml에 진저에일 120그램 그리고 레몬즙을 넣어 마시는 우리 집 사람. 나 역시 가끔은 그냥 나홀로 마시기도 하지만, 위에 진저에일 100그램 정도 섞어 마시기도 한다. 아주 맛있다. 그냥 마시기 보다는 하이볼화 해서 먹는 것이 아주 편하다.
217.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 몬팔레토 바롤로 italy> piemonte> barolo 바롤로를 생산하는 11개 마을 중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라모라 마을 출신이다. 숙성에 따라 부드러운 산미와 타닌을 느낄 수 있는 네비올로를 100퍼센트 갖고 태어났다. 몬팔레토의 250-300m 언덕에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마을. 옅은 루비 레드 칼러를 갖고 있으며 부드러운 타닌은 부드럽게 녹아들고 신선한 산미가 균형을 이루어 넉넉하고 포근한 인상을 준다. 이 와인은 말 그대로 감미롭다. 약간의 스파이시한 맛과 담배잎 맛을 띠면서 롱 피니쉬로 여운이 오래 남는다. 물론 그때까지 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오픈은 뭐 그리 오래 띠지는 않는다. 한 시간 정도 미리 땄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