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길/백패킹

제주도 백패킹 3일, 표선해수욕장- 태흥1리 쉼터 백패킹

2020.5.24(일)

 

 

 

들어와 찼던 바닷물이 한 번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젯밤 습도는 90%, 플라이가 물 폭탄을 맞은 것처럼 축축해 일어나는 즉시 말린다.

 

 

 

 

 

 

 

 

 

 

 

 

 

 

 

 

 

 

그늘이 없어 아침부터 텐트 안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게다가 관광지인 이곳의 아침이 너무나 시끄럽다.

커피 한 잔 끓여 마시고 서둘러 길을 나선다.

어제처럼 해안을 따라 걸어 남원읍까지 가는 올레길이다.

제주올레 4코스, 표선 남원 올레길.

 

 

 

 

 

 

 

 

 

 

 

 

 

 

 

 

 

 

 

 

 

 

 

 

 

 

 

 

 

 

 

 

 

 

 

 

 

 

 

 

 

 

한 달 전 올레길 걸을 때와는 전혀 딴판이다.

그때는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같은 방향으로 걷는 이, 역방향에서 오는 이 합해 하루에 2,30명을 만난다.

특히 자전거로 움직이는 사람들도 3,40명 만난다.

유난히 젊은 친구들이 많다. 그리고 하나같이 밝게 인사한다.

 

 

 

 

 

 

10년 전 처음 올레길 걸을 때 제주도민들이 물었다. 왜 걸어?

그후 올레길이 유행을 타면서 우후죽순처럼 곳곳마다 쉼터가 생기고 가게들이 들어섰다.

지금은.....? 이처럼 폐허가 된 쉼터도 많다. 저 하얀 건물.

 

 

 

 

 

 

 

 

 

 

 

 

 

 

 

 

 

 

세화항을 지나며.

누군가 말했다, 우리의 삶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배낭의 모습도 바뀌었다. 마스크 휴대.

 

 

 

 

 

 

 

 

 

 

 

 

 

 

 

 

 

 

소노캄 제주 앞의 숲길, 아름답게 다듬어졌다.

 

 

 

 

 

 

 

 

 

 

 

 

 

허기에 지칠 때쯤 식당 꿈에 본 꽃돼지가 나타난다.

김치찌개로 입맛을 살린다.

올레꾼 세 팀이 막걸리 돌려 마신다.

 

 

 

 

 

 

 

 

 

 

 

 

태흥 3리 카페에 들어가 폰은 충전하고 나는 더위를 식힌다.

 

 

 

 

 

 

 

 

 

 

 

 

 

 

 

 

 

 

 

 

 

 

 

 

 

 

 

 

 

 

태흥 1리 쉼터에 도착한다.

오늘 오후에 비가 올 것이란 예보가 있었는데 비는 오지 않고 먹구름이 끼었다.

저 멀리 자귀도가 보인다.

내가 도착했을 때 세 아가씨가 텐트를 치고 파도소리 자장가 삼아 자고 있었다.

한 마당에서 밤을 같이 보내는 줄 알았다.

내가 텐트를 다 쳤을 즈음 이 아가씨들은 렌트 차량으로 철수한다.

 

 

 

 

 

 

이번 올레 걷기의 종착지인 남원읍에 노을이 내려앉고 있다.

여기서 멀지 않은 거리다.

 

 

 

 

 

 

 

 

 

 

 

 

 

동네 장년 셋이 한켠 테이블에 앉아 시끄럽게 저녁을 보낸다.

고주망태가 되었을 즈음 사라진다.

 

 

 

 

 

 

쉼터 길 건너편에 태흥1리어촌계 식당이 있다. 인터넷 평점이 아주 고약한 곳.

찜찜하지만 회 포장을 하기 위해 찾아갔더니......

주인이 바뀌어 공사중이란다. 새 이름은 와사비.

찾아온 나를 아주 반갑게 맞이해 주던 두 아가씨.

내 짐작으로는 앞으로 인터넷 평가가 뒤집어질 것이다.

다행인 것은 태흥 2리에서 편의점에 들려 만일에 스팸 한 깡통을 샀는데 그게 신의 한 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