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5.25(월)
어제 깊은 밤이었을 때 잠시 잠에서 깨어 밖으로 나오니,
화물차 한 대가 들어와 있었다.
웬 청년, 멍하니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주무실 거요?
-아니, 밤바다가 좋아 잠시 쉬다 가려고요.
커피 한 잔 주겠다는 걸 마다했다. 우수에 잠겨 있던 그 청년, 행복하길.
일기예보상 어제저녁에 한때 비가 온다고 했다.
잠결에 플라이를 때리는 빗소리를 잠시 들었고,
아침에는 말 그대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해무가 온 세상을 덮고 있었다.
이 쉼터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새벽 일찍 몇 사람이 쉼터를 돌고 돈다.
그리고 올레길에 일찍 나선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대부분 나 홀로 걷는 사람들이다.
무슨 수식어를 쓴다 하더라도 결국 인생은 나 홀로다.
벌 포연대, 쉼터 바로 앞에 있다.
그릭 이 연대 옆에는 예전에 조성한 듯한 조그만 쉼터와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아마도 태흥 1리 쉼터를 만들기 전 올레꾼들을 위해 만든 것 같다.
조금 더 가면 나타나는 정자 세 개와 조그만 동산,
갓 조성한 듯하다.
포구 옆에 올레 사무소가 있다.
이른 아침, 사무소도 분주하고 그 주변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남원읍 사무소 앞에서 제주시내로 향하는 급행버스에 올라탄다.
약 1시간 거리.
택시를 타고 제주 동문시장 1 게이트로 이동.
지금까지 오메기떡을 몇 번 먹었는데 모두 사위가 여행 와서 사 보낸 것이다.
이번엔 내가 보낼 차례다. 그런데 전화하니 자기네는 떡을 안 먹는단다.
동생집으로 선로 변경.
그런데 내일 만든 떡을 내일 저녁에 받아볼 수 있게 보낸다며
택배비와 떡값을 생각보다 높게 부른다.
그래도 떡은 맛있으니 어쩔 수 없다.
우리 집에 가져갈 것은 그냥 들고 나오고......
떡집 바로 옆에 있는 금복국수.
돔베고기와 막걸리 한 병 그리고 고기국수로 제주올레를 마감한다.
소문대로 맛있다. 막걸리는 제외하고.
시장 안을 좀 더 구경하고 4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택시 이동 중,
회사 빌딩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는다.
코로나가 성큼 내 곁에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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