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3.28-29(토일요일)
나홀로 비박산행에 나선다.
출발지는 원창고개, 산행지는 대룡산 줄기 수리봉이다.
가운데 보이는 조그만 산이 춘천의 진산인 봉의산이고,
그 산 왼쪽에 내가 태어난 곳이 있다.
뒤에 보이는 산이 삼악산, 봉우리 세 개가 뚜렷하다.
앞산은 금병산.
정작 내가 춘천에서 자라던 청소년기엔 고향 산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었고
산행에 대한 흥미도 없었다.
그러나 춘천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을 하면서 산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내 고향 산들이 늘 내 마음에 있다.
앞에 안마산, 뒤에 몽가북계의 줄기 그리고 더 뒤에 명지산이 조망된다.
봄이 왔으나 그 앞자리를 코로나가 꿰차니 봄이 아직 먼 듯하다.
산행로 오른쪽이 벌목을 했다. 약초를 심었단다.
사유지였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병산과 삼악산.
벌목지대가 바로 전망대 바로 아래다.
원래 계획은 이곳에서 잠들 계획이었으나 가까운 정상에 가서 더 살펴보기로 한다.
정상에 텐트 딱 한 동을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춘천 시내를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이곳에서 자기로 한다.
건너편 금병산에 가면 그 아래 동네에 김유정이 태어나 자란 곳이 있다.
그리고 그는 금병산의 동백꽃이 등장하는 소설 몇 편을 썼다.
금병산 이웃한 이 산에도 지금 동백꽃이 피어 있다. 봄봄.......
한동안 나무기둥에 걸터앉아 소양강이 휘돌아 감싸는 춘천과
춘천을 에워싼 산줄기들을 바라본다.
멀리 오봉산도 보이네.
오늘 이곳에 오기 위해 어제 이마트성수점에서 고기 한 덩이를 사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그런데 그만 깜빡 잊고 와, 동춘천농협하나로마트에서 안심을 구매했다.
놀랍다. 서울 것보다 훨씬 맛있고 가격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
다음날, 일출 직전 눈을 떴다.
기상청 예보대로 쌀쌀한 날씨, 영하로 온도가 내려갔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하늘이 열렸다.
아무래도 도심에서 가까운 산이라 아침 산책객이 있을 듯 싶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한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아침 산객을 딱 한 가족만 마주친다.
하산하는 길,
송림은 우거졌고, 공기는 맑고, 햇살은 보드랍고, 기분은 상쾌하다.
전망대에 이르니 조금 전 정상에서 만났던 가족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금병산과 저 멀리 삼악산.
어젯밤, 사진 찍기 위해 맞추어 놓았던 조합을
그만 깜빡 잊고 낮에 그대로 사용했다.
2020년 봄, 수리봉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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