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이끌려 가는 경우가 있는데,
요즈음 나에게 있어 알콜버너가 그러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지름신을 맞이해 트란지아 알콜버너를 구매했다.
무게는 170그램. 본체 120에 미니 바람막이 50을 더한 무게다.
두 끼 정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알콜 150그램(넉넉한 기준이다)에 170을 더하면 320그램.
완전 충전된 가스통이 360그램, 버너 무게 80 정도를 합하면 440 내외가 되니
알콜버너가 확실히 가볍다.
이런 가벼움과 알콜 구입의 수월성 때문에
무게에 신경을 쓰는 해외 백패커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화력 조절이 어렵고, 센불이 약해 조리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가스에 비해 사실 비효율적이다.
그래도 나름 운치가 있고, 슬로우 백패킹의 감성을 자극한다.
비상용으로 때론 감정 조절용으로 자주 들고 나갈 생각이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은 이러다 알콜버너에 빠져
이 녀석 저 녀석 수집에 나서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앙증맞다
왼쪽부터 바람막이, 본체, 뚜껑, 화력 조절용 뚜껑.
고무로 실링 처리가 된 뚜껑.
버너 사용 중간에 불을 끄고 이 뚜껑으로 닫으면 알콜을 쏟아지지 않게 보관할 수 있다.
화력 조절용 뚜껑.
당연히 위를 모두 닫고 본체에 얹으면 불이 완전히 꺼진다.
연료인 메탄올로 약국에서 구입했다.
우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가스보다 이 알콜 구하기가 더 쉽다.
등산 장비점보다 약국이 더 가까이 있으니까.
그런 점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이 알콜버너를 해외 여행 시에도 들고 나간다고 한다.
연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점화했을 때 전혀 소리가 나지 않아 숙소 내애서 몰래 사용할 수 있으니까......
연료 가격도 엄청 싸다. 아마 위의 알콜을 1000원에 산 것 같다.
점화하고 잠시 기다리면 불꽃이 올라오기 시작한다(잠시 예열 과정을 밟는다).
석유나 휘발유처럼 점화가 폭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기도 하다.
이처럼 주로 머그컵을 사용할 생각인데,
버너 위에 바로 얹으면 공기가 차단되면서 불이 꺼진다.
큰 코펠은 바람막이 위에 올리면 되겠지만.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람막이 위에
유니프레임의 미니 로스터 하판이나 상판을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
그런데 저 바람막이가 상당히 불편하다.
뾰족한 부분이 있어 패킹할 때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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