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3.12(토)
비박지 출발(9:00)_ 삼각봉(9:27)_ 도마치봉(10:13)_ 도마봉(11:00)_ 신로령(1:32)_ 국망봉휴양림 입구
(3:20)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상쾌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그러나 지금까지 겪지 못한 고통스러운 산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물 때문이다. 도마치봉과 도마봉 사이에 있는 샘터를 믿고 산행을 준비했다.
그러나 실수로 그곳에서 물을 보충하지 못하면서 엄청난 고통의 산행을 하게 된다.
아침식사.
보통 누룽지와 호떡을 먹는다.
그러나 어제 물을 0.5리터 밖에 준비하지 않았다.
샘터에서 아침식사를 할 계획을 세우고
호떡 세 덩어리로 아침을 대신하다.
비박지에서 백운산 정상으로 올라
삼각봉 방향으로 향하다.
오늘 원래 걷기로 했던
국망봉 방향.
그러나 국망봉까지 못가고 바로 앞에서 하산해야만 했다.
도마봉과 국망봉
원래 이곳에서 비박을 할 예정이었다.
어젯밤 바람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백운산에서 비박을 한 것이 다행이다.
산행로 곳곳에 털갈이를 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빙판길 이곳에도 봄은 오고 있었다.
봄, 지금 온다고 그러더라
작년 이맘때 갈무리해 둔 모든 것이
작은 틈새에 얼핏 떠오르는 건
실눈 틈새에 얼핏 떠오르는 건
작은 계절의 언저리에서
머뭇대던 것을 기억했기 때문이다
여유로움으로 채색되어진 마음을
통째로 내어주고
겨우내 보듬었던 살가움으로
꽃봉오리 열어놓고 재촉해보는 봄
어차피
봄이 와서 꽃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야 봄이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은 지금 오는 중이란다
봄, 지금 오는 중_ 권대욱
신로령을 1km 남겨둔 지점. 12시가 넘었다.
도마치봉에서 20여 분 걸으면 샘터가 있다.
그러나 그곳을 그냥 지나쳤다.
그곳에서 물을 떠 아침을 해 먹으려 했는데.......
배도 고프고 목이 마르다.
이 걷기 좋은 능선에 만난 등산객이 단 한 사람, 도마치봉에서 만났다.
그러나 당시 이런 상황이 생길지 몰랐다.
하염없이 앉아서 지나가는 산행객을 기다린다.
그리고 딱 한 사람을 만났다. 물을 구걸하다.
세 모금 정도의 물을 구해 겨우 연명하다.
그러나 배는 계속 고프다.
산적이 되었던 이 순간.
이런 멋진 풍광이 없었다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샘터가 있어도 최소한의 물은 갖고 올랐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
신로봉
신로령.
원래 가기로 했던 국망봉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서 하산하기로 하다.
너무 지쳤다.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오후 1시 반인데 오늘 먹은 것은 호떡 세 덩이와 물 세 모금 뿐이다.
하산하는 길.
무척 가파르고 얼음이 얼어 고생하다.
계곡을 따라 봄의 소리가 들려오다.
마지막 하산 지점, 휴양림에서 산행객을 위해 유도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다.
그러나 휴양림을 거쳐 내려오는 길이 지름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다.
국망봉 휴양림이 개인 시설물이라는 것과 함께.
그들은 산행객들이 휴양림 시설 통과하는 것을 원치 않아 돌아서 내려가는 코스로 유도했다.
휴양림 매표소 앞에서 택시를 불러 이동터미널까지 갔다(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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