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과 길/비박산행

강원도 바우길 비박 트레일 2일, 대관령옛길

 

 

2011.3.2(수)

 

 

성황사 출발(11:20)_ 반정(12:05)_ 옛날주막터(1:00)_ 옛날가든, 점심(1:30-2:20)_ 어흘리 마을회관

(2:38)_ 보광리 갈림길(3:15)_ 보광리 바우길 사무실(4:16)

 

 

 

눈을 떠서 시계를 보니 6시가 조금 넘었다. 다시 눈을 붙였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침낭 안에서 꼼지락

는데, 산행객들의 발소리가 들린다. 텐트 앞에 길이 있지만 주 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이른

침엔 오가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다. 침낭의 지퍼를 열고 텐트 문을 열었다.와! 펼쳐진 경관에 입이 딱

어졌다.

 

 

 

 

 

 

 

 

눈을 뜨고 본 첫 광경이다.

어제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설화가 비취색 하늘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텐트 밖으로 나와 산책하다.

이런 자연 속에서 잠을 잘 날이 평생 며칠이나 있을까.

 

 

 

 

 

 

 

 

 

 

 

 

 

 

 

비박을 할 때, 아침식사로 누룽지를 끓여 먹곤한다.

밥 짓는 시간을 절약하고, 따스한 물까지 함께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생각보다 배가 빨리 꺼져, 금세 배가 고파진다.

해결책으로 이번 비박부터 호떡도 함께 먹기로 했다.

 

 

 

 

 

 

 

 

철수 준비.

비박배낭을 메고 내려오는 산행객과 마주쳤다.

나보다 좀 높은 곳에 텐트를 쳤던 모양이다.

어제도 홀로 비박산행 온 사람을 보았는데,

이분도 홀로 비박산행을 왔다.

의외로 나홀로 비박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강원도 바우길 2코스인, 대관령옛길은

선자령입구에서 출발해 성황사를 거쳐 강릉 방향으로 내려간다.

옛날, 강릉을 오가던 사람들이

대관령을 넘던 길이다.

 

성황사를 떠나기 전

이곳저곳을 살펴보다.

 

 

 

 

 

 

 

 

 

 

 

 

 

 

 

용궁

 

 

 

 

 

 

 

                            

선자령 오른쪽 등산코스와 마주치는 지점,

여기서 가로질러 내려간다.

 

 

 

 

 

 

 

 

선자령 방향

 

 

 

 

 

 

 

 

 

 

 

 

 

 

 

 

 

 

 

 

 

 

 

 

 

 

 

 

 

 

 

 

 

 

 

 

옛 영동고속도로와 만난다.

이 길을 건너면 반정이다.

선자령의 멋진 모습을 찍기 위해 차량을 타고온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구도를 잡기 힘든 지역이다.

 

 

 

 

 

 

 

 

 

 

 

 

 

 

 

 

 

 

 

 

 

 

강릉 방향

 

 

 

 

 

 

 

 

 

 

 

 

 

 

 

 

 

 

 

 

 

 

옛날 주막터.

이번 트레일을 준비하면서, 이곳에서 비박을 할까 생각도 했다.

그러나,

야영 및 취사를 금지하는 경고판이 큼지막하다.

 

 

 

 

 

 

 

성황사에서 비박을 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물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성황사를 떠날 때, 수통에 물 채우는 것을 깜빡했다.

이곳까지 목마름을 참고 왔는데,

이곳의 샘터는 얼어버렸다.

결국 옛날가든까지 마른 목을 달래가며 걸었다.

 

 

 

 

 

 

 

 

 

 

 

 

 

 

 

 

 

 

 

 

 

옛날가든.

관령옛길은 여기까지다.

선자령 순환코스와 대관령옛길은 행정관청에서 만든 길로 오래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민간인들이 이 길을 연장시켜 바우길을 만들었다.

 

 

 

 

 

 

 

메뉴판을 보니, 묵직한 음식만 있다.

주인에게 부탁하니 된장찌개를 내놓으신다.

막걸리 한 잔도 함께.

 

 

 

 

 

 

 

 

 

 

 

 

 

 

 

 

 

 

 

 

 

 

아듀 선자령!

이곳이 선자령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라 생각하고 셔터를 눌렀는데.......

이후로도 오랫동안 선자령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후가 되었는데도 눈꽃이 만발해 있다.

 

 

 

 

 

 

 

 

 

 

 

 

 

 

 

 

 

 

 

 

 

 

 

 

 

 

 

 

어흘리 마을회관 앞 도로.

길을 건넌 다음 오른쪽 길로.

 

 

 

 

 

 

 

 

 

 

 

 

 

 

 

생각보다 길 안내가 잘 되어 있다.

초창기 제주올레보다 오히려 더 잘 정비된 느낌이다.

선자령 순환코스와 대관령옛길에는 없지만,

옛날가든을 벗어나면서부터는 곳곳에 안내 표지가 있다.

 

 

 

 

 

 

 

 

 

 

 

 

 

 

 

살아남은 자들.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행복해 보이질 않는다.

 

 

 

 

 

 

 

 

 

 

 

 

 

 

 

 

 

 

 

 

 

 

 

 

 

 

 

 

소나무 숲지대를 지난 다음, 문제가 생겼다.

커다란 삼거리가 나온다. 표식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오른쪽에 낡은 리본이 보이고,

몇 걸음 옮기자 숲속 방향으로 다시 표지판이 있고,

그 방향으로 오르자 무덤이 나타났다.

그러나 러셀이 되지 않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바우길 사무실에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옛날 가든에서 통화했을 때, 만일 이 지역에 러셀이 되어 있지 않을 경우,

도로를 따라 내려오라고 했다.

두 갈래길에서 고민하다 오른쪽 차도를 따라 걸었다.

그리고 보광리 방향으로.......

 

 

 

 

 

 

 

 

 

 

 

 

 

 

 

 

 

 

 

 

 

 

 

 

 

 

 

 

사람으로 순간을 산다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

이 짧은 삶 속에서 누구 누구를 사랑하고

미워한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모든 사물들 중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더우기 몸 하나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아직도 여기 이승의 한 모퉁이에 서 있는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 속에서

이제 남은 시간은 도대체 얼마인가?

고즈넉이 사방에 깊이 모를 침묵이 있고,

그 안에서 참으로 외로운 자만이 외로움을 안다.

보아라, 허물처럼 추억만 두고

사라지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

 

___양성우, 사라지는 것은 사람일 뿐이다.

 

 

 

 

 

 

 

 

 

 

 

 

 

 

 

 

 

 

 

 

 

 

 

 

 

 

 

바우길엔 유난히 소나무가 많다.

 

 

 

 

 

 

 

 

 

 

 

 

 

 

바우길 사무실과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 사무총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한참 기다려야 했다.

성산초등학교까지 승합차로 태워 주시다.

 

 

 

 

 

 

 

오랜 세월 담배와 우정을 쌓아 왔다.

그러나 이제는 등을 돌려야 할 때가 되었다.

이번 바우길 걸으면서 초반에 어찌나 숨이 차는지,

무척 고통스러웠다.

성산초등학교 앞에서 콜 택시를 기다리며 만지작거린 이 담배가

내 삶에서 마지막 담배가 되길 소망한다.

 

 

 

 

 

 

 

27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