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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강원도 바우길 비박 트레일 1일, 선자령

 

 

 

2011.3.1(화)

 

 

동서울터미널 출발(9:35)_ 횡계 도착(12:20)_ (점심)_ (택시 이동)_ 선자령 입구(1:05)_ 성황사갈림길

(1:56)_ 능선(3:22)_ 선자령(3:55)_ 성황사(5:22)

 

 

 

일요일, 강원도 영동 지역에 눈이 내렸다. 가는 겨울 아쉬워 몇 친구에게 전화했으나, 동행인을 구할 수가

없었다. 비박배낭을 꾸려 놓고 출발 당일 아침까지 망설였다.홀로 비박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 다소 낯설고

려운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다녀왔다. 너무나 환상적인 트레일이었다.안 갔더라면 무척 후

회할 뻔! 뻔! 뻔! 했다.  게다가 앞으로 홀로  비박 산행을 자주 할 것 같은 다소 불길한 또는 행복한 예감이

든다.

 

 

이번 코스는 강원도 바우길이다. 첫날 1코스를 걷고, 둘째날 2코스를 걷기로 했다. 1코스는 선자령 순환코

스이고, 2코스는 대관령옛길이다.

 

 

사실 이번 트레일을 준비하면서 놀란 것이 있다. 지금까지 선자령에 예닐곱 번 다녀왔지만, 선자령을  오르

는 코스가 왼쪽 오른쪽 두 길이고, 정상에서 두 길이 교차해 결국 선자령 등산코스가 순환된다는 것을 모르 

고 있었다. 지금껏 나는 오른쪽 코스로만 오르내렸다.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그런데 이번 트레일을 준

비하면서 순환 코스를 알게 되었고,  바우길 코스 안내에 따라 왼쪽으로 오르고,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계획

세웠다.

 

 

 

[교통편]

1.서울에서 횡계: 동서울터미널 고속 버스

2.횡계에서 선자령 입구:택시 7800원

 

 

 

 

 

 

 

선자령 입구.

여기서 왼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야 왼쪽 코스 입구다.

오른쪽 길은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길.

 

 

 

 

 

 

 

 

 

 

 

 

 

 

 

 

 

 

 

 

 

 

 

 

 

 

 

 

 

대관령 양떼목장을 왼쪽으로 두고 오른다.

금년은 구제역 때문에 이 목장이 문을 닫았다 한다.

삼양목장의 소들도 모두 구제역으로 매몰했다 한다.

생각보다 구제역 피해가 너무 넓게 퍼져 있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올 때,

이미 영동 지역 산 정상에 눈꽃들이 환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가슴이 설레였다.

그러나 선자령은

정상 부분만 아니라 전코스가 모두 아름다운 백설로 덮여

겨울동화를 들려주고 있었다.

 

 

 

 

 

 

 

 

 

 

 

 

 

 

성황사 갈림길.

바우길 1코스는 선자령을 순환하는 코스.

2코스는 선자령 입구에서 출발해, 여기까지 온 후,

성황사를 지나 대관령옛길로 내려간다.

 

 

 

 

 

 

 

 

 

 

 

 

 

 

 

비좁은 등산로 옆에 가끔씩 깊은 발자국이 있다.

길을 비켜주기 위해 찍은 발자국.

다리를 넣어 보았다. 무릎 위까지 온다.

그 깊이보다 비켜 준 그 사람의 마음 깊이가 너 깊다.

 

 

 

 

 

 

 

 

 

 

 

 

 

 

문제가 생겼다.

선자령 정상에서 너무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왼쪽으로 난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난 눈길을 따라 잠시 올랐더니, 능선이 나오고,

선자령 정상 1km를 앞둔 오른쪽 코스길이다.

제대로 가려면 왼쪽길로 조금 더 가야 했다.

어찌됐든, 능선에 올라서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청난 자연의 아름다움이 펼쳐지고 있었다.

안개가 너무 짙게 깔렸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늘의 이 선자령은 역사 속에서 딱 오늘 하루 뿐이리라.

 

 

 

 

 

 

 

 

 

 

 

 

 

 

 

 

 

 

 

 

 

 

 

 

 

 

 

 

 

이쯤에서 가족들에게 사진을 보냈다.

_아빠, 무척 이뿐데 그런데서 자면 안 추워?

딸아이의 답신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비박산행을 하며 즐기는 것이 요즈음 나의 가장 커다란 소망이다.

신기하게도 오늘은 선자령의 칼바람이 없다.

딱 보기 좋게 상고대가 얼리도록 만드는 바람만 살랑살랑 불어온다.

 

 

 

 

 

 

 

 

 

 

 

 

 

 

 

 

 

 

 

 

 

 

 

 

 

 

 

 

 

 

 

 

 

 

 

 

 

 

 

 

 

 

 

 

 

 

 

 

 

 

 

 

 

 

 

 

 

 

 

 

 

 

 

 

분명히 순환코스가 있음을 알려주는 이정표.

 

 

 

 

 

 

 

 

 

 

 

 

 

 

 

 

 

 

 

 

 

 

 

 

 

 

 

 

 

 

 

 

 

 

 

 

 

 

 

 

 

 

사진기는 실제 있는 것을 그대로 묘사하기 위해 나온 기계이지만,

사진과 실제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보다 아름다운 사진이 있는가 하면,

사진을 보고 찾아갔다가 실망하는  실제도 있다.

적어도 오늘은 실제가 사진을 못 따라가는, 그것도 엄청 모자라게 못 따라가는 날이다.

대체로 밝은 날은 과장되지만

흐린 날은 그 감동이 축소된다.

 

 

 

 

 

 

 

 

 

 

 

 

 

 

 

 

 

 

 

 

 

 

 

 

 

 

 

 

 

 

 

 

 

 

 

 

*내려오는 길, 홀로 비박배낭을 메고 오르는 사람을 만나다.

정상에서 자겠다고 한다.

오늘 선자령은 그 별난 바람이 없이 잔잔했다.

과연 오늘밤과 내일 아침도 그러할까?

서로 무사 산행을 바라며 인사하다.

**하산 종료 지점이 가까웠을 때, 오른쪽은 성황사요 왼쪽은 대관령옛길인 지점을 만난다.

오늘의 비박지인 성황사 방면으로 내려가다.

 

 

 

 

 

 

 

처음 계획은 성황사 주차장에 텐트를 칠 생각이었다.

그러나 주차장에 이미 다섯 대의 차량이 들어서 있었다.

주차장 옆을 비박지로 결정하다.

 상당히 많은 눈이 내려 텐트 칠 자리를 만드느라 힘이 들었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곳에 있는 삽을 가져다 자리를 펴다.

 

 

 

 

 

 

 

 

 

 

 

 

 

 

거실 문을 열면 보이는 풍경.

세상에 이런 집이 어디 있을까?

 

 

 

 

 

 

 

*겨울 비박산행시 나로서 가장 어려운 점 가운데 하나가 시려운 발.

늘 발에 붙일 수 있는 핫팩을 갖고 다닌다.

**xk가스. 통 밑이 꽁꽁 얼었는데도 꿋꿋한 화력

***9시경 밖에 내건 온도계를 보니 영하 4도,

바람도 없어 쾌적한 비박 분위기

****시끄러울실 텐데.......

횡계에서 택시를 타고 넘어올 때 오늘 성황사에서 잘 것이라 하자, 기사분이 하신 말씀이다.

저녁이 되자,

사당에서 여러 악기 소리와 함께 주술문 소리가 요란하다.

그러나 나에겐,

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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