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내 스포츠 샌달을 신고 걸었다.시원해서 좋았으나 아무래도 20킬로미터에 가까운 거리이다 보니 나중에는 발바닥이 아팠다.그래도 마지막 지점에서 폭우가 쏟아질 때는 기분좋게 발에 비를 맞으며 걸을 수 있었다.
강남의 랜드마크가 되어버린 타워 팰리스.
저 녀석은 늘 저기에 있다.
언젠가 '왜 강남구에서 거둔 세금을 빼앗아 다른 지역에 주어야 하나?'라는 플랭카드를 본 적이 있다.과천에서 서초구로 넘어오는 지점에 물 정화 시설이 있고, 그 앞에 '양재천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과천이나 안양에서 오는 더러운 물 때문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이해바란다'라는 뜻의 팻말이 있다.우리는 언제나 나만의 욕망에서 벗어나 함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려나.
종착지점을 800미터 남긴 지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카메라 때문에 급히 다리 밑으로 달려갔다, 오른쪽 돌다리에서 아이들이 다이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그러나 너무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자 황급히 다리를 건너고 있는 아이들.우리도 그랬다. 어린 시절, 소양강 샛강이나 다리 밑에서 다이빙을 하곤 했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여름날이면 다이빙하는 맛이 더 땡겼었지.벌거벗은 몸엔 여름비가 축복이었다.오늘 반바지에 스포츠 샌달을 신은 탓에, 두 다리는 축복을 받았다.
이제 종착점에 다 다다랐다.원래 과천이 출발점이고 여기고 종착점이지만, 여기서는
종착점을 0으로 하여 거리 표시를 했다.
종착점 바로 옆에는 생태늪이 있다.비가 오니 분위기가 더 살아났다.
종착점에서 뒤돌아본 모습
종착점에서 조금 더 걸으면 탄천2교 다리밑이다.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왼쪽 상단에 나오는 줄무늬가 빗줄기다.
왼쪽이 성남서 오는 탄천이다.오른쪽 분당고속도로 밑으로 양재천이 흘러 둘이 만나 한강으로 들어간다.
종착점에 도착한 시각은 4시 35분.3시간 55분이 걸렸다.마지막 지점에 도착하니 다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발바닥이 아프다.그래도 행복하다.뒷길로 올라와 학여울역에서 전철을 타도 되었으나 짧은 거리이기에 그냥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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