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주일 전, 휴대폰을 바꾸기로 했다.갖고 있던 휴대폰이 몇 달 전 물에 젖은 적이 있어 당시 a/s를 받았다.수리 직원 말에 따르면 언젠가 말썽을 부릴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즈음 그 말이 현실로 나타났다.스스로 전원이 꺼지는 경우도 있고, 화면이 약해지면서 글자가 퍼지기도 했다.애니콜 슬라이드 형이었다.
새 휴대폰을 구매하려고 인터넷을 통해 살펴보니 종류가 엄청났다.그런데 우연치 않게 카드폰을 보게 되었다.세련미가 철철 넘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휴대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호기심이 상당히 일어났다.대리점에 가서 직접 실물을 확인하려 했더니 어느 곳에도 없었다.신형인데다 물량이 적게 나오는 휴대폰이란다.이런 말도 한 곳에서만 들었지,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한번 호기심이 생기자 이 휴대폰에 마음이 끌려 다른 휴대폰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래서 실물을 보지도 않고 신청을 했다.ktf의 본사 상담원이 보내주겠다고 한다.보조금이니 어쩌니 해서 9만원에 구매를 했다.
다음날 택배로 도착한 휴대폰. 막대형(바형)이었고 상당히 얇고 가벼웠다.말 그대로 신용 카드 크기다.그리고 두께도 0.8미리 밖에 되지 않고 무게도79그람에 지나지 않았다.오닉스 블랙 컬러에 은색 크롬 테두리를 하여 세련된 모습까지 갖추었다.
이 휴대폰에는 전용 가죽 케이스가 있다.상당히 튼튼해 보이는 이 가죽 케이스는 디자인도 훌륭해서 카드폰과 잘 어울린다.그런데 이 가죽 케이스, 케이스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가죽 케이스 안에 대용량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다.따라서 이 케이스 안에 카드폰을 넣고 다니면 두 개의 배터리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사용해 보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자판의 세로가 짧아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그리고 슬라이드식의 경우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했는데 이 휴대폰은 두 손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가죽 케이스에 넣었을 경우,스피커가 가려져 벨소리가 다소 작게 들린다는 점도 문제다.게다가 편하게 막 굴리며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내게는 불편하다.
새 휴대폰을 들고 나가니 친구들이 '어 이게 뭐야?'하고 호기심을 갖는다.휴대폰 같지 않은 휴대폰.도회적인 세련미를 지닌 휴대폰.그러나 능률성은 떨어지는 휴대폰이다.요즈음 나는 이 휴대폰을 두 손으로 느긋하게 그리고 느리게 사용하고 있다.구조가 그렇게 사용할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런 행동이 이 휴대폰에 어울린다.지금까지 사용했던 휴대폰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휴대폰을 새로운 맛에 즐겁게 사용하고 있다.벨소리도 이 휴대폰의 분위기에 맞게 가야금 소리로 맞추었다. 그러나 만일 다음에 다시 휴대폰을 바꾼다면? 이러한 종류의 휴대폰? 글쎄...... 다시는 사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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