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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것

크레신 E700, 그리고 오디오 테크니카 CM7_Ti

 

평상시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지만  mp3와 인연을 맺게 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장르를 제한하지 않고, 주로 고정된 음악 기기들을 활용해 음악을 들었는데, mp3는 산행을 즐기면서 필요해졌다.산행 중 반 정도는 나홀로 산행인데 동반자로서 mp3가 필요했던 것.

 

 

이어폰을 이용하지 않고 음악을 듣던 나로서는 이어폰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긴 줄 알고 있었다.구입한 mp3(아이오디오4)와 함께 온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었다.그러던 중, 우연치 않게 그 mp3  제조 회사 홈페이지에 갔다가, 게시판에서 궁합이 맞는 이어폰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았고,그 때부터 이어폰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게시판을 통해 크레신의 E700에 대해 알게 되었고, 며칠 후 그 제품을 손에 넣었다.사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이어폰에 5만원을 지불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 이어폰으로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너무나 경이로웠다.번들 이어폰으로 듣던 음악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이어폰에 따라 들리는 음악이 다르다면, mp3보다 이어폰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mp3야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mp3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게 음악을 들을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당시로서는 이 이어폰에 대해 98% 만족이었다.나머지 2%는 착용감이었다.내 귀에 맞지 않는지 산행을 할 때 자꾸 흘러내렸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착용감을 지적하고 있었다).그래도 이 이어폰을 통해 듣는 음악은 산행 시 항상 내 발걸음에 즐거움을 실어 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얼마 전 대야산 산행 시 그만 잃어버렸다.계곡에서 잠시 쉴 때, 풀어 놓았었는데 다시 산행할 때 깜빡 잊고 자리를 뜬 것이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 멀리 지나쳐버려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아쉬운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다.

 

 

지리산 종주를 계획하며 이어폰 고민에 빠졌다.E700정도면 대만족인데 그놈의 착용감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다른 이어폰들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E700의 개량종 EP800도 있었는데  착용감은 여전히 문제가 되는 듯 싶었다.마음 한켠에 미련을 둔 채,다른 기기들을 뒤적거리다 눈에 띈 것이 소니의 E888이다.성능과 착용감이 우수하다는 평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내구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많았다.산행 시 들고 나가는 내 특성상 맞지 않은 듯 싶었다.그래서 오디오 테크니카의 EC700을 눈여겨 보았다.

 

 

성능,착용감이 뛰어나다는 평에 디자인까지 쏙 마음에 들었다.그래서 결정을 내리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려던 그 순간,이 이어폰은 귀걸이형이기때문에 혹시 안경을 끼는 나에게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인터넷을 통해 오랫동안 검색을 해 보았다.역시 안경 착용자에게는 불편하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다시 고민에 빠졌다.이미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나는 10만원이 넘는 이어폰 쪽으로도 눈이 가고 있었다.얼만 전까지만 해도 그런 값을 지불하고 이어폰을 구입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지만, E700에 맛을 들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눈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나는  오디오 테크니카의 CM7_Ti를 그냥 질러버리고 말았다.

 

 

 

 

이 이어폰이 도착하던 날,물건을 받는 즉시 mp3에 연결하여 음악을 들어보았다.워낙 기대가 컸던 탓인지 첫 느낌은 실망이었다.산행을 위해 주로 경쾌한 음악이 저장되어 있었는데,크레신의 낭랑함이나 타격감보다 뒤떨어지는 듯 싶었다.만일 길거리 이어폰을 쓰다가 이 이어폰을 사용했다면 놀랐겠지만,이미 E700을 경험한 탓인지 이 기기에 대해 전혀 감동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크레신은 좁은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기분이었던데 비해, 이 이어폰은 커다란 홀에서 듣는 기분이었다.공간감에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게다가 고음부에서 저음부까지 영역을 넓게 콘트롤하고 있었는데,이러한 점 때문에 타격감이 떨어진다고 느꼈던 것이다.크레신은 이에 비해 저음부가 약하고 고음부가 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쾌한 음악에 잘 어울렸던 것이다.e700은 직선적이고 날렵한 반면, 이것은 균형 잡힌 안정적인 소리를 냈다.

 

 

티타늄이라 가벼운데다 색깔도 중후하고 디자인도 좋다.게다가 헤드 부분을 돌려 자신의 귀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따라서 착용감은 크레신과 비교가 안 된다.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각도 조절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매우 만족할 만한 수준의 이어폰이다.그래도 덧붙이고 싶은 말은 E700도 무척 훌륭한 이어폰이다.적당한 가격, 게다가 국산이다.따라서 이어폰에 10만원 이상 투자하고 싶고 균형 잡힌 음악을 원하면 cm7, 적은 돈으로 경괘한 음악을 원하면 e700을 찍는 것이 옳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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