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대 , 그 때는 사진이 내 취미 생활의 전부였던 시절이다.어느 날 동호인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나간 자리에서, 일본으로 사진 유학을 다녀온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그의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가 눈길을 끌었다.단아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카메라였다.이렇게 해서 말로만 듣던 콘탁스 카메라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그의 손에 들려 있던 카메라는 콘탁스 tvs2. 관심은 있었지만 이미 나는 그 때 니콘,라이카, 핫셀 브라드 등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한순간의 관심으로 끝나고 말았다.그러나 이 때 본 콘탁스의 외향적 아름다움은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
[콘탁스 tvs2]
그로부터 몇 년 후,사진기를 둘러메고 함께 다니던 후배가 내 앞에 덜컥 콘탁스 g2를 내놓는다.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콘탁스가 살아나면서 마음에 갈등이 일어났다.니콘 fm3 예찬론자였던 그 후배는 어느새 g2 예찬론자로 변해 있었다.관심있게 그 후배의 사진들을 바라보던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갈등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결국 내 카메라 리스트에 g2가 새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콘탁스 g2
g2는 바디,28미리,45미리,90미리 그리고 후레쉬가 한 세트로 되어 있다.보통 35미리 카메라들이 니콘이나 캐논처럼 일안리플렉스 카메라인데 비해, g2는 라이카처럼 레인즈 파인더식 카메라다.그래서 가볍고 작으며 셔터음이 정숙하다.미러의 충격이 없는 탓에 웬만한 저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라이카와 가장 다른 점은 자동 초점 장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카메라의 단점은 약해 보인다는 것이다.실제 망가진 경우는 없었지만 다른 카메라에 비해 훨씬 약해 보여 조심스럽게 다루었다.특히 렌즈를 교환 장착할 때는 더욱 그러했다.어두운 곳에서는 초점을 잘 맞추지 못하는 점,90미리의 경우 가끔 핀트가 어긋나기도 한다는 점 등이 문제였다.그러나 이 카메라의 전반적인 우수성에 비하면 이런 단점들은 말할 가치도 없는 것들이다.
우선 작고 가볍워서 좋다.작은 가방에 g2 전세트를 다 넣고 다닐 수 있다.다시 말해 항상 들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다.마음에 드는 디카를 구하기 전인 3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등산 배낭에 항상 이 카메라를 넣고 다니며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그러나 아무리 휴대성이 좋다한들 결과물이 나쁘면 그 카메라에 애정이 갈 수 없다.g2의 죄대 장점은 바로 색감에 있다.
라이카의 결과물을 보고도 마음의 움직임이 없었던 내가, g2의 결과물을 보고선 확 뒤집어졌다.전반적으로 캐논의 색감이 화려하다고들 한다.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 화려함 뒤에 천박함이 스며있다.그러나 g2는 화려하면서도 결코 천박하지 않은 품위를 지니고 있다.특히 90미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어떤 이들은 라이카에 가장 근접한 카메라가 g2라고 한다.그러나 나에게 있어 최고의 카메라는 g2다.만일 35미리 카메라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주저없이 g2를 선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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