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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산행

오봉산(779......강원도 춘천시)

*산행일* 2006.9.3(일)

 

*산행 코스* 배후령(11시)_ 제 1봉(11:50)_ 정상(12:20)_ 점심(40분간)_ 갈림길(2시)_ 청평사(3:10)_ 청평사 주차장(3:40)

 

*산행 시간* 4시간 40분

 

 

 

 

 

오랜 준비 끝에 오봉산 산행에 나섰다. 오늘은 초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오봉산에 오르는 날이다. 8시 30분 서울을 출발한 미니버스가 춘천에 들려 그 곳 동기들을 싣고 산행 들머리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45분. 춘천에서 화천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음리라는 마을이 나오는데, 그 마을 바로 직전에 있는 언덕이 배후령이다.바로 산행 들머리다. 산행은 정확히 11시에 시작했다.

 

 

 

배후령은 상당히 높은 지대다. 따라서 오봉 가운데 첫 봉우리까지 오르는데는 채 30분이 안 걸린다. 대신 다소 가파른 길의 연속이다.

 

 

 

일단 제 1봉에 오르고 나면 다음부터는 커다란 오름이 없다. 작은 오르내림 속에 산행을 한다. 때로는 흙을 밟으며 때로는 바위를 밟고 걷지만 커다란 어려움은 없다.

 

 

산행을 시작한 지 채 1시간이 안 지난 시각, 시야가 넓게 트이면서 소양호가 보인다. 이후 소양호는 산행 중 자주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앞으로 가야 할 봉우리들도 손에 잡힐 듯 보인다.

 

 

 

때론 가파른 암릉지대가 나타나기도 한다.그러나 워낙 안전 시설이 잘 되어 있다. 이 날 산행을 처음한 여자 동기 셋도 약간 겁을 먹기는 했지만 무사히 마쳤다.

 

 

오봉산의 매력은 소양호, 암릉, 그리고 암릉과 어우러진 소나무들이다. 우리 나라의 토종 소나무만큼 아름다운 나무가 어디 있으리오.

 

 

 

오봉산의 주봉에 도착하기 직전, 왼쪽으로 오음리 마을의 전경이 나타났다. 1960년대, 월남에 파병되어 가던 군인들이 군사훈련을 받던 곳이다.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오봉산의 주봉에 도착했다. 홍천 팔봉산은 봉우리 하나하나마다 정상석이 있고, 내가 올라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내가 어느 봉우리에 있는지 의식하지 못한 채 그냥 걷게 된다.

 

 

정상을 지나고 나면 여럿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조금 넓은 공터들이 나온다. 우리도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오봉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려면 산행 중 가끔씩 옆길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바위에 올라 조망하면 아름다운 모습들을 두루 볼 수가 있다.

 

 

 

양구 구길을 달려도 안보였다.

소양호에 배를 띄워도 안보인다,

이자현(李資玄)이 숨겨놓은 산이다.

청평사 회전문(淸平社 廻轉門)을 돌면서 쳐다보면
다섯 송아리 송알송알 손바닥을 오므린듯
호젓하구나 강호가도(江湖歌道)의 우듬지.

유난히 꾀꼬리 소리가
물소리를 튕겨주는 골짜기에
천막을 치면
하릴 없다
신선이 되는 수 밖에.

미투리가 아니어서 미안하지만
등산화 코 끝을 톡톡 털며
봉우리를 누비면,

바위 서리서리 이름 모를 풀꽃들이
여기 살자고 숨어살자고
발바닥을 간질이며 칭얼거린다

 

오봉산 // 김장호

 

 

 

1시 40분경, 좁고 긴 돌터널에 도착했다.등을 바닥에 대고 상체와 하체를 움직여 한 사람씩 겨우 빠져나가는 곳이다. 여기서 줄을 서서 상당 시간 기다려야 했다.아래 사진은 위에서 찍은 것이다.

 

 

2시, 갈림길에 섰다. 바로 직진하면 소위 칼바위능선(청평사 천단 코스)이다. 암릉과 소나무들이 기가막히게 어우러져 있고, 소양호가 코 앞에 나타나는 코스다.그러나 우리는 이 길을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꺾어졌다.산행 경험이 없는 여자 동기들 때문에.......

 

 

오른쪽 길은 청평사 해탈문 방향이다. 그러나 이 길도 만만치 않다.경사가 가파르고 너덜지대다. 자칫 잘못하면 잔돌이 굴러 아랫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실제 이 날 우리 앞에서 산행하던 대전 지역 여자 한 분이 위에서 굴러온 돌에 맞어 머리를 크게 다쳤다.

 

 

청평사가 가까워지면서 물이 나타난다.그리고 아래로 갈 수록 물의 양은 많아진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여름 산행의 별미다.

 

 

3시 10분, 청평사에 도착했다. 고려 말에 지은 절이다.그러나 절이 모두 소실되어 흔적만 남았었는데 최근에 와서 새로 지은 절이다. 조선 초, 이자현이 이 절에 와 은거했던 적이 있다. 그 때 오봉산의 도적과 호랑이가 모두 사라져 청평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래 이름은 백암선원이다.청평사 뒤로 칼바위능선이 보인다.저 능선을 타지 않은 게 못내 아쉽다.

 

 

청평사를 지나면 조그만 폭포가 나온다.물이 떨어지며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 하여 붙여진 구성폭포다.

 

 

청평교를 지나면서 저 멀리 선착장이 보였다. 소양호의 선착장과 10여 분 거리다. 예전엔 버스가 이 곳 청평사까지 들어왔다.그러나 소양댐이 건설되고부터는 배를 이용해야만 했다.10여 년 전 상황이 또 바뀌었다. 오음리를 거쳐 이 곳 청평사까지 차도가 생겼다. 우리는 대절 버스를 타고 왔기에 선착장이 아닌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