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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프랑스

파리 여행 6일(2) 오베르 쉬르 우아즈


2019.5.16(목)








파리 여행 계획을 짜며 가장 설렌 이름이 바로 오베르 쉬르 우아즈다.

물론 이 도시의 아름다움, 고요함, 평화로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런 설렘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고, 그것을 대체할 다른 기쁨도 여타 촌락에 많다.

이곳이 나를 가슴 설레게 했던 것은 바로 빈센트 반 고흐다.

37세에 자살로 인생을 마감한 빈센트 반 고흐는,

그의 인생에서 자그만치 37곳을 전전하며 살아가다가

1890년 38번째 정착지로 이곳을 택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인생의 마지막 70여 일을 보내게 되는데,

그 짧은 시간에 그가 그려낸 작품이 무려 80여 점에 이르고,

그 그림 대부분이 이곳 오베르 쉬르 우아즈의 자연과 인물들이다.


















라보 여인숙.

고흐가 머물렀던 저곳을 개인이 사서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2층에 있는 5번 방이 고흐가 머물렀던 곳인데,

마치 감옥의 독방과 같은 분위기로 아주 작은 방이다.

가난한 화가를 위해 놓여졌을 싸구려 철제 침대와 그 옆의 목제 의자,

그리고 팔절지 정도의 작은 창문으로 어렵게 빛이 들어온다.
(개인적인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그는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자신과 치열하게 싸우며 보냈다.



















라보 여인숙 맞은편에 있는 시 청사 건물.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고흐가 그렸을 당시와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남아 있어

어쩌면 더욱 슬프다. 그는 가고 없는데......




































































빈센트 반 고흐는 1853년 3월, 네델란드에서 목회자 아들로 태어난다.

스무 살 때 화랑 딜러였던 삼촌을 따라 화랑에서 일하기도 하고,

20대 중반에는 아버지를 따라 목회자 길을 걸으려고도 한다.

그러나 그때마다 강한 그의 개성이 기존의 문화와 부딪히면서 방황하던 중,

아무런 전문적 교육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스물 일곱에 붓을 들기 시작한다.

거기서 천직을 발견한 그는

마치 그림에 중독된 사람마냥 10년에 걸쳐 2000점이 넘는 그림을 그린다.

그러나 그의 삼촌과 동생이 화랑 딜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전에 팔린 그림은 '아를의 붉은 포도밭' 딱 한 점이었다.

그가 죽고 10년이 지난 1901년 파리에서 그의 회고전이 열렸을 때야

그의 그림에 대햔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까마귀가 있는 밀밭, 그가 죽기 며칠 전 그린 그림이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했는지, 화려한 색채임에도 어쩐지 우울한 느낌을 준다.

세 갈래 길도 자신의 방황을 암시하는 듯하다.

고흐가 이 지점에서 자신의 가슴에 방아쇠를 당겼다는 설이 있다.
















































오베르 쉬르 우아즈 공동묘지.

1890년 7월 27일, 빈센트 반 고흐는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상태로 숙소에 들어오고,

소식을 들은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파리에서 달려온다.

그리고 29일 고흐는 영면한다.

사회부적응의 단면을 보였던 빈센트를 세상에서 가장 잘 이해했던 사람이

바로 동생 테오다.

물론 형의 재정적 지원도 그의 몫이었지만,

편지로 정신적인 교류를 하면서 아름다운 형제애를 나눈 정신적인 동지이기도 했다.

어쩌면 살아 생전 고흐의 그림을 이해했던 유일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형이 죽고 나서 6개월 후 그도 운명하고,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형 옆에 나란히 묻힌다.

































































광적일 정도로 자신의 그림에 집착했던 사람.

남들이 정해 놓은 틀이 아니라,

자신만의 붓질, 자신만의 색감, 사물의 윤곽에 대한 독특한 시각......

조각가도 자신의 관점에서 고흐를 만들었다.




















샹젤리제로 돌아왔다. 아내가 우리 음식이 그립단다.

루즈벨트역 근처에 있는 우리나라 식품점 k마트에 간다,

그러나 먹을 것이 없다.

김치를 처음 먹어 보려는 중동계 프랑스인을 만난다.

 김치 제품 가운데 내가 비박산행을 하며 먹어 본 김치를 추천한다.







































개선문을 바라보고 왼쪽에 커다란 복합 상가가 하나 있다.

마트에 들려 와인 한 병과 안주를 준비한다.

많은 감정이 격동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