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30(일)
[오늘의 일정]
라오스 훼이싸이를 거쳐 태국의 치앙콩으로 국경을 넘은 다음,
치앙라이까지 간다.
우리의 단골 국수집, 어제 물었을 때 7시에 문을 연다고 했는데,
6시 40분에 찾아가니 이미 문이 열려 있었다.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니, 주인 내외가 조금은 당황해 한다.
뭔가 맛이 이상하다!
곰곰히 살펴보니 숙주가 없고 국물맛이 깊지를 않다.
우리가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주인 내외가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게 오늘 하루의 식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으로 가는 것,
준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침을 시켜 먹었다.
오늘 태국으로 넘어가면서 라오스 화폐를 몽땅 털어버리기 위해,
적은 돈을 갖고 있었더니 오히려 모자란다.
식당 옆 구멍가게에서 돈을 조금 바꾼다.
뚝뚝을 대절해 모닝 마켓에 들렸다 터미널로 가기로 한다(3만 킵).
활기찬 시장의 모습.
모닝 마켓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 가지.
우리네 시장에선 전혀 볼 수 없는 그 기이한 생명체들
그리고
자리를 잡지 못한 채 구석에 앉아 장사도 하지 못하고 멀뚱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던 몽족 여인들.
커다란 눈망울로 불안해 하며
어머니를 기다리면서 시장 한구석에 있던 예쁘장한 몽족 소녀를 보았다.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꺼냈지만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겁을 먹기에
다시 내려 놓았다.
저 뒤 오토바이에 싣고 오는 가구들에 한글이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9시 루앙남타 터미널 출발
이미 여러 번 좌석에 대한 공포를 겪었기 때문에
30분 전 도착해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 했지만,
어디 우리만 그런 생각을 했겠는가.
미니 버스 승객 대부분이 관광객이다.
네 시간 정도를 달려 라오스와 태국의 국경 도시인 훼이싸이 어느 곳에 도착했다.
국경으로 가는 뚝뚝을 타기 위해 프랑스 부부와 우리는 내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시내로 들어간다.
대기하고 있던 뚝뚝 기사가 타라고 재촉하면서,
1인당 2만 5천 킵을 불렀지만 2만 킵으로 깎아내렸다.
그래도 비싸다.
라오스 출입국 관리소.
라오스 출국 신고를 하는데, 휴일 팁을 요구한다. 2만 킵........허얼.
마침 라오스 화폐가 없다며 천 킵 몇 장을 꺼내어 흔드니,
2달러로 대신하잔다. 쩌업.
위 사진은 라오스 출국장을 나와 태국으로 가는 셔틀 버스를 타는 곳.
라오스 출국장과 태국 입국장을 오가는 셔틀 버스가 있는데,
태국 바트나 라오스 킵으로로만 받는다.
버스 정류장 바로 옆에 환전소가 있어 꼭 필요한 만큼만 바트로 바꾼다.
태국 입국 신고센터.
여기서 신고서 작성을 하고 가는데,
저 칸막이 앞에 앉아 있던 환전상이 묻는다.
_ 어디서 왔어?
_한국
_그러면 이리로 가.
칸막이 왼쪽을 가리킨다.
서양인들은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지만, 우리는 무비자다.
아마 내국인(태국) 출입 표시가 있는 게이트로 가지 않았나 싶다.
문을 나서니 여기서도 뚝뚝이 기다린다.
치앙콩 터미널까지 50바트, 도저히 가격에 대해 감이 잡히지 않는다.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넘어오며 필요 이상 뜯긴 돈이 상당하리라.
오는 도중 몇몇 사람을 태우기도 하고 몇몇 곳을 들르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 치앙콩 터미널 앞에서 내리는데,
저 빨간 버스가 치앙라이에 간다며 빨리 타라고 운전수가 소리지른다.
그러나 우리는 태국 돈이 하나도 없고 점심도 굶었다.
다음 차를 타기로 하고.......
터미널 근처 환전상을 찾았으나 일요일이라 모두 문을 닫았다.
조금 떨어진 곳에 문을 연 곳이 있다며 뚝뚝 기사들이 접근하는데 부르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무턱대고 큰 전자제품 가게에 들어가 환전 부탁을 했지만,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때 마침 우리와 함께 차를 타고 왔던 청년 하나가 그 가게에 물건을 사러 들어왔는데,
100불 정도는 바꾸어 주겠다며 나선다.
환전한 바트를 들고 맨 처음 찾아간 곳은 터미널 앞 편의점.
일단 빵으로 고픈 배를 달래고 있는데.......
헐레벌떡 터미널 직원이 문을 열고 들어서며 빨리 나오라고 한다.
그 녀석 우리의 행동거지를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거 참.......
3시 치앙콩 출발
모든 상황이 라오스보다 한결 낫다.
버스를 이렇게 편히 타 보는 것도 보름만이다.
5시 30분 치앙라이 버스 터미널
아주 오래 전 나의 첫 배낭여행지가 바로 치앙라이다.
그 시절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어쨌든 정겹다.
치앙라이에는 근교 도시를 다니는 구터미널과
먼 도시를 다니는 신터미널이 있는데,
우리가 도착한 곳은 구터미널이다.
서울서 예약해 두었던 숙소를 가는 길,
노을이 치앙라이 하늘 전체를 덮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도저히 볼 수 없는 구름 한 점 없는 붉은 노을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
우리 숙소는 시계탑 근처에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5시 55분 숙소 Kanlaya Place
숙소 곳곳이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다.
게다가 주인 내외도 무척 친절했다.
한 가지 단점은 이 숙소 근처 술집들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좀 심했다_ 이것은 첫날 생각.
다음날은 그다지 시끄럽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아마 이날이 일요일이서 그런 모양이다.
길거리 부페 식당.
시계탑 주변에 이런 식당 두 개가 있는 데 한 집에 들어가 저녁 식사.
2인분 230바트
식사를 하고 나오니 시계탑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 있더라.
음악이 흐르면서 잠시 전등 변색 쇼.
야시장
공연 무대를 갖춘 넓다란 광장이 둘 있는데,
한 곳은 맥주 광장, 이곳은 비었고,
한 곳은 먹을거리 광장, 이곳은 만원.
베트남 하노이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훠얼씬 떨어졌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다 난리가 났다.
샤워기 고장.......결국 2층으로 방을 옮겼는데 1층보다 훨씬 조용하고 넓었다.
가격이 더 비싼 방인지 다음날 수리를 마친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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