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2(토)
이제는 톱가프 궁전을 구경하러 간다.
술탄아흐메트 공원에서 귈하네 공원 쪽으로 내려가다 있다.
가는 길에 예쁜 카페들이 많이 보였다.
언제 한번 저녁에 와 보아야지 했지만 결국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다.
전통 복장을 한 여인들이 음식적 앞 쇼 윈도우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눈 요깃감이 되는 쓸쓸한 현장.
이 집뿐만 아니라 몇몇 음식점에서 이런 모습을 보았다.
가는 길 옆에 방치되어 있던 묵직한 유적들.
우리네 같으면 박물관에 신주 모시듯이 모여야 할 유적들이 터키에서는 이처럼 거리 곳곳에 널려 있는 경우가 많다.
오후 1시 55분, 톱카프 궁전 입구
15세기 중반부터 오스만 제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을 지배하는 세계 최강국이었고,
그 심장은 이스탄불의 이 톱카프 궁전이었다.
서기 1453년 꿈에 그리던 이스탄불을 장악한 술탄 메흐메트 2세는
보스포루스 해협, 마르마라해 그리고 골든 혼 등 세 바다가 동시에 내려다 보이는 이곳에 꿈의 궁전을 지었고,
그의 뒤를 이은 술탄들이 증축을 거듭하였다.
약 70만 평방미터에 지어진 이 거대한 궁전에 한때는 5만 명 이상이 거주했다고 하니
이스탄불 안의 작은 한 동네라 할 수 있다.
원래는 천막 생활을 했던 유목민의 후예답게
거대한 정원 네 개가 있고, 그 정원을 중심으로 사방에 건물을 세우니
마치 큰 생활공간을 중심으로 둥그렇게 텐트를 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궁전을 세울 당시 원래는 '새로운 궁전'이라 불렀으나
후대에 내려오면서 정문 앞에 있던 '대포(톱)'에 '문(카프)'을 더해 톱카프라 불리우게 되었다.
보안 검색이 상당히 심하다.
정문 입구에서 미니 삼각대인데도 일단 압수당했다.
게다가 곳곳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으로 화려한 궁전 내부의 모습을 남길 수가 없었다.
위 사진은 소위 예절의 문(바브 셀람)이라 하여 술탄만이 그대로 통과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말에서 내려 예의를 나타낸 뒤 들어가야 했다.
본격적으로 톱 카프 궁전 관람이 시작되는 곳.
궁전 안의 또다른 공간인 하렘.
'금지의 장소'란 뜻을 지닌 아랍어 '하림'이 터키어로 변한 것.
술탄의 어머니, 부인, 시녀 등 여자들만 거주하던 곳으로 술탄과 내시를 제외한 남자들의 출입이 금지되었다.
궁전 입장과는 별개로 이곳에 들어가려면 다시 표를 구입해야 한다.
50리라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지 않은 채 입장할 뻔했다.
직원이 고래고래 소리 질러 그제서야 알았다.
마치 서대문형무소를 연상케하는 굵은 쇠창살.
전박적으로 하렘은 어둡고 침침하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이건 궁녀들의 생활은 비참했겠지만
이 문화권에선 이슬람교리와 어우러져 더욱 비극적이었을 것이다.
미로처럼 얽히고 얽힌 하렘 내에서 이곳은 특히 여자노예들이 묵었던 곳.
하렘 내의 방이 400개나 된다.
푸른 하늘을 볼 기회도 없었으리.
그러나 술탄과 관련된 공간으로 나오면
갑자기 화려해지고 환해진다.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바닷바람도 쐴 수 있고.......
술탄이 누렸던 특권을 이제는 관광객들이 갖는다.
이제 이 궁전에서 나가면
나는 저 바다를 가로질러 위스크다르로 갈 것이다.
아프탈리에.
라마단 기간 중 해가 지고 나면 술탄이 저녁을 먹던 곳.
그러나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아침 식사도 이곳에서 하며 차이를 즐겼으리라.
보물실 등에 들려 엄청나게 화려한 유물들을 보았다.
그러나 그 찬란함에 매료되기 보다는
최고 권력을 지닌 자와 그렇지 못한 인생의 극단적인 대비를 보며
쓸씀함을 더 강하게 느꼈던 궁전.
술탄의 옥좌는 물론 면류관 장신구 등 숱한 보물들이 삼엄한 경비 속에 전시되고 있다.
오후 3시 30분, 궁전을 나서다
저 분도 그 허망함에 다리 힘이 빠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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