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2(토)
오후 7시 5분, 에미뇌뉘 선착장
갈라타 다리.
이스탄불의 유럽 지구는 골든 혼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뉜다.
이 다리를 건너기 전은 구시가지이고, 이 다리를 건너면 신시가지이다.
저 다리 위로 트램, 자동차, 사람들도 건너다니지만,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낚시하는 사람들.
평일에도 사람들이 무척 많다. 백수들의 집합소.
아래는 주로 생선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다리 오른쪽은 페리 선착장, 왼쪽은 고등어 케밥 파는 배와 투르욜 크루즈 배가 있는 곳.
사진은 다리 아래의 통로를 통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어가는 장면.
신시가지의 갈라타 탑, 내일 저곳에 간다.
바로 여기가 고등어 케밥을 파는 배다.
터키어로 발륵 에크멕.
발륵-생선, 에크멕-빵.
싼 가격에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고등어 케밥(한화로 3천 5백원 정도, 5리라).
평일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오늘은 토요일 저녁이라 더욱 그러한 듯,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배 앞에 있는 좌석이 부족하면, 그 앞 광장 또는 광장 뒤의 스탠드까지 사람들로 미어터진다.
여기는 스탠드, 저 끝에 고등어 케밥을 파는 배가 보인다.
첫 번째 집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두 번째 집으로 들어갔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 만들어 건네 준다.
빵 안에 가시를 발려 구운 고등어와 양파 등 각종 야채를 섞어 만든 고등어 케밥.
이스탄불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미션같은 식사.
레몬즙이나 소금을 뿌려 먹는데, 생각만큼 썩 내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게다가 게같은 것도 발려 먹기를 귀찮아 하는데, 고등어 가시가 중간중간 고개를 내민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 번째 집이 제일 낫다고 하나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 레스토랑들 엄청 장사가 잘 된다.
덩달아 주변의 장사꾼들도 한몫 크게 본다.
케밥 왼쪽의 물휴지도 돌아다니며 파는 아이에게서 산 것이고,
오른쪽에 있는 오이 피클같은 것도 주변 노점상에서 산 것.
그리고 콜라도 시켜 먹었는데 고등어 케밥 먹기 위해 따로 쓴 돈이 더 크다.
선글라스는 터키 여행에서의 필수품, 강렬한 태양빛 때문에 눈의 피로도가 크다.
내가 이번에 쓰고 간 선글라스는 루디 프로젝트 익셉션.
그런데 이 선글라스 때문에 이번 터키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소소한 일들이 몇 번 있었다.
이곳에서 고등어 케밥을 먹을 때 일이다.
가게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선글라스가 이상한지 자꾸만 쳐다 본다.
도수 안경과 선글라스가 이중으로 되어 있는 것이 신기한지
아니면 선글라스의 디자인이 특별나다고 생각하는지 어쨌든 관심을 보였다.
심지어 한 녀석은 가격까지 물어 본다.
나중에 그들이 내린 결론_ 내가 총잡이 같다고 한다.
올림픽에서 사격 선수들이 쓰는 보호 안경이 떠올랐다.
어쨌든 낯선 여행지에선 강하게 보이는 것이 유리한 법, 그들의 평가를 즐겼다.
어쩌면 홍합밥 노점상에서의 일도 이 점이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 모른다.
미션을 끝내고 다리 위로 올라가 보았다.
낚시하는 사람들과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놀라운게 아니다. 누구나 다 이 정도 잡는다.
터키의 화장실 대부분은 유료. 0.5리라 또는 1리라. 물론 식당이나 카페 등지에선 무료.
Bay는 남성, Bayan은 여성.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안내 표지판이라기보다는 영업 간판인 셈.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에미뇌뉘 트램 역으로 가는 길, 지하상가를 가로질러 간다.
오후 8시, 트램 에미뇌뉘 역
위스크다르에서 산 악빌을 처음사용하다.
왜 위스크다르에서 에미뇌뉘로 넘어올 때 사용하지 않았을까?
페리도 악빌이 사용 가능한데.......
그림이 있는 곳에 대면 자동인식, 원래 2리라인데 할인되어 1.75리라만 빠져나깄디.
나머지 21.25리라.
원래는 술탄아흐메트 역까지 가야하는데 어리벙벙하게도 전역인 귈하네에서 하차.
걸어서 숙소로.
성 소피아 성당 옆에 붙어 있는 하맘, 하맘은 터키 전통 목욕탕.
숙소인 야카모즈 게스트하우스는
흔히 성 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 사잇길에 있다고 하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이 하맘과 블루모스크 사잇길이다.
오후 8시 25분, 숙소 도착
오후 9시, 숙소에서 기어 나옴
위 사진 두 장은 동일 건물이다.
야카모즈 게스트하우스 들어가는 길목에 있던 블루 호텔.
내일 밤이면 이스탄불을 떠나 사프란볼루로 간다.
터키 여행 일주 후 다시 돌아오겠지만, 내가 이스탄불의 밤을 즐길 수 있는 날은 오늘 포함 딱 이틀이다.
아침 일찍부터 돌아다녀 피곤했지만, 숙소에 그냥 붙어 있기에는 뭔가 억울하다.
딱히 어떤 목적을 갖지 않은 채 숙소 주변을 배회했다.
나중에 다 돌아보고 안 사실이지만, 블루모스크 뒤에는(아라스타 바자르 주변) 서민풍의 카페가,
성 소피아 성당 뒤에는 조금은 고급스런 카페들이 있었다.
먼저 블루모스크 뒤편을 돌아다녔다.
맞은편의 성 소피아 성당
나르길레(물담배) 피는 도구.
나중에 괴뢰메에서 이 담배를 피워 보려 시도했으나......아쉽게도 실패한다.
그 이야기는 괴뢰메 편에서.
일반적인 서양처럼 터키도 주류와 담배를 파는 가게가 따로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좀 불편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처럼 아무데서나 구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간판에 내걸린 에페스는 터키 고유 브랜드의 맥주.
좌우에 늘어선 노천 가페들.
손님으로 동서양인이 섞여 있다.
아마 이 근처였을 것이다.
갈라타 사라이 서포터인 카페트 가게 점원을 만났다.
내일 축구장에 함께 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손님이 와서 그냥 나왔는데.......
사실 내일 경기가 없다는 것을 잠시 후 알게 된다.
이제와 생각하니 그 녀석 나이롱 서포터?
성 소피아 성당 쪽 고급 카페 거리로 가는 길
밤 10시 30분, 어느 카페에 앉아
이쪽에는 손님으로 서양인만 있다.
블루모스크 쪽에는 주로 여행자 숙소인 게스트하우스 급의 숙소들이 있고,
독립된 건물에 있는 카페들이 소박하다.
그러나 이곳엔 작지만 번듯한 규모의 중급 호텔들이 있고,
호텔 건물의 일부를 세낸 고급 카페들이 즐비하다.
한참을 돌아다녀 다리도 아프다. 어느 노천 카페로 들어갔다.
에페스 맥주, 강한 놈과 순한 놈이 있는데 이것은 색깔처럼 강한 놈, 두 잔을 마셨다.
바로 오른쪽 녀석이 내일 축구 경기가 없다고 알려 주었다.
시즌 아웃
그런데 자리에 앉아 저 녀석을 관찰하였더니 참 재미있다.
아주 싹싹한 성격으로 지나가는 사람마다 오랜 친구처럼 말을 건네고 때로는 껴안기도 한다.
특히 혼자 걸어가는 여자를 보면 그 친밀함이 하늘을 찔러
기름기 좌알좔 흐르는 어투로 시간 있냐면서 졸졸 뒤따라간다.
밤이 더 깊어질수록 그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_ 너 카사노바야?
_우헤헤, 어떻게 알았어? 나는 이스탄불의 카사노바!
이스탄불의 카사노바를 만났는데 기념 사진 한 장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왼쪽 녀석이 찍어 주었는데, 수전증이 있는지 알아볼 수 없는 사진을 만들었다.
터키 일주 여행 후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왔을 때,
여행 중 만난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다시 이 카페에 왔지만, 아쉽게도 카사노바 비번날!
밤 12시, 숙소로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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