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26(일)
비박지 출발(10:20)_ 민둥산(11:54)_ 점심(1:10-2:15)_ 개이빨봉(견치봉 2:53)_ 국망봉(4:00)
대피소(4:58)_ 임도(6:11)_ 하산 완료(6:28)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일어났다. 어젯밤엔 우려했던 바람도 없었지만 기대했던 눈도 없었다.
제로 섬이다. 어제보다 훨씬 날씨가 추워졌다. 일기예보 그대로다.
텐트 문을 열면 보이는 풍경.
어젯밤 그렇게도 휘황찬란했던 불빛들이 모두 사라졌다.
날씨가 추워지면 일반적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어제 올라왔던 길
지난번 소백산 비박산행 때 자유새님에게 배운 방법으로 아침을 해 먹었다.
북어국을 끓인 후, 누룽지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개운한 맛이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용으로 누룽지 세 판을 갖고 왔는데, 조금 모자란 듯 싶다.
오늘 가야할 길이다.
오늘 길이 멀어 일찍 준비해 떠나려던 차,
한 분이 도성고개 방향에서 오른다.
동네 주민인데 비박에 관해 이것저것 물어 보신다.
부천에 사시는 친구와 언젠가 민둥산에서 하룻밤 함께 보낸 밤을 잊을 수 없다고 하신다.
그리고 어제 내가 헤맸던 길에 대해서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비박지에서 조금 내려가면 왼쪽으로 샛길이 나 있고, 이정표엔 '등산로 없음'이라 적혀 있다.
등산로가 없다는 그 길로 내려가셨다.
되돌아 본 어제의 비박지, 여기서 보니 명당이다.
강씨봉에서 오뚜기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청계산 운악산으로 향한다.
민둥머리가 보인다.
민둥산 정상.
이름에는 힘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높이가 1023m다.
어제 제대로 도성고개에 올랐다면 이곳에서 비박을 했을 것이다.
맞은편에 보이는 1468m의 화악산.
한북정맥을 걸으며 계속 볼 수 있다.
삼거리, 여기서 점심을 먹다.
대세는 하얀 국물 라면, 세 라면 모두 입맛에 맞다.
코펠은 일본 유니 프레임사의 것.
잘 아는 등산점 주인이 일본에 가서 샘플로 들여 온 것을 내가 그냥 구입했다.
단독 산행에 딱 알맞은 용량으로 무척 가볍고, 사각이라 짐꾸리기에도 편하다.
버너 위에서 조금 불안정한 것이 유일한 단점.
대부분의 코펠이 원형으로 되어 있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듯하다.
견치봉, 이름하여 개이빨봉.
한자로 쓴 산 이름보다 우리말로 풀어 쓴 이름이 더 정겹다.
천하다고? 견치봉이라 부른들 어찌 개이빨이 황금 이빨로 변하겠는가?
서울서 포천으로 올 때, 모든 산줄기에서 눈을 볼 수 없었지만 한북정맥의 산줄기들은 달랐다.
그러나 실제 올라와 보니 대부분 녹았고, 각 봉우리 정상 부근만 눈이 남아 있다.
작별하는 눈이 못내 아쉽다.
이제 국망봉이 코 앞에 있다.
오른쪽 봉우리가 국망봉 정상이다. 산행객 십여 명이 보인다.
시계를 들여다 보고, 신로령까지의 산행 계획을 접어야 했다.
국망봉 삼각점
1168m의 국망봉 정상에 서면 동서남북 거칠 것 없는 조망을 보여 준다.
산행객 대여섯 명만이 서 있다. 하산 지점까지의 시간을 고려한다면 오늘의 마지막 산행객들이다.
사진은 걸어온 길.
화악산.
이번 산행 사진을 위해 파나소닉 gx1바디에 20미리 렌즈와 7-14미리 렌즈를 갖고 왔다.
20미리 렌즈는 산행시 거의 쓸모가 없었다.
다음 산행부터는 14-42렌즈와 7-14렌즈만 갖고 다녀야 할 듯 싶다.
14-42렌즈가 그리웠던 순간이다.
광덕고개로 이어지는 길.
그 고개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며 바라보는 조망이,
도성고개에서 이곳까지 오며 바라보는 조망보다 훨씬 더 시원하고 정겹다.
정상에서 광덕고개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면 나타나는 하산로.
공포의 급경사길이다.
국망봉은 그 어느 산보다 산 전체가 급경사로 되어 있다.
그 가운데서 그나마 쉬운 길로 산행로를 낸 길이 이 정도니 얼마나 산의 경사가 심한지 알 수 있다.
정상에서 하산 종점으로 1/3 정도 내려온 지점에 있는 무인대피소.
급할 경우 숙식도 할 수 있다.
늘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시각이 늦은 탓인지 말 그대로 무인대피소다.
임도에 내려서기 직전, 지는 해의 붉은 기운이 숲을 물들이고 있었다.
걸음을 재촉한다.
임도에 내려선 다음, 숲을 조금 더 걸어야 한다.
해가 완전히 넘어갔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은 장암저수지 관리사무소, 뒤에 한북정맥이 보인다.
이곳에서 택시를 불러 이동터미널로 이동한다(5천원).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이곳이 국망봉자연휴양림 안인 줄 몰라 택시 기사와의 소통에 혼선이 왔었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야 휴양림 정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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