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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가리왕산 비박산행 1일

 

 

 

2012.2.11(토)

 

 

장구목이(12:50)_ 장구목이 임도(2:50)_ 주목군락지(4:50)_ 정상삼거리(5:15)

 

 

내일은 고교 동기들이 산행하는 날이다. 이번 산행은 가리왕산으로 정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문에 가

리왕산의 온전한 겨울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듯 싶어 산행지를 이곳으로 정했다.  그러나 지

난 1일부터 입산 통제를 하고 있는데 이 사실을 모르고 준비를 했다. 나와 고교 동기 한 명은 하루 전 출

발해 다음날 친구들을 정상삼거리에서 만나기로 했다.

 

 

동서울터미널을 출발해 진부로 간 다음, 춘천에서 출발한 친구와 점심을 먹고,그 친구의 승용차를 이용

해 장구목이로 갔다.

 

 

 

 

 

 

 

 

진부의 가장 유명한 맛집은 부일식당으로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그 번거로움이 싫어 터미널 매점 주인의 소개를 받아 찾은 부림식당의 산채백반(8000원).

예전에 친구들과 들려 부일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의 기억이 또렷하지 않으니 맛은 비교 불가.

 

 

 

 

 

 

 

장구목이 들머리, 계곡 끝 지점인데도 물이 꽁꽁 얼었다.

입구에 초소가 있고, 차량 예닐곱 대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우리는 처음에 이곳을 찾지 못해 숙암분교까지 갔다가 진부 방향으로 다시 돌아나오다

첫 골짜기인 이곳을 찾았다. 물론 도로 옆에 있다. 그러나 장구목이라는 팻말은 없다.

 

 

 

 

 

 

 

맑은 날씨에 기온도 높아 산행하기 딱 좋았던 환경,

적어도 정상 삼거리 가기 전까지는 좋았다.

 

 

 

 

 

 

 

 

 

 

 

 

 

 

아마 이쯤이었을 것이다.

상황 버섯을 따서 내려오던 주민 한 분을 만났다.

입산 통제하고 있는데 어떻게 올라왔느냐고 묻는다.

우리는 화들짝 놀랐다. 분명 입구에서 통제하고 있지 않았는데.......

내일 친구들과의 만남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참 희한한 일이다.

보통 입산 통제는 눈이 녹는 3월 중순 경부터 갈수기가 끝나는 5월 중순까지 이루어진다.

이토록 눈이 많이 쌓여 있는데, 입산 통제라니.

 

 

 

 

 

 

 

 

가리왕산 임도는 중왕산 청옥산 가리왕산을 휘돌아 그 거리가 무려 100여 KM에 달한다.

임도를 따라 걷지 말 것을 당부하는 팻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잣나무, 이렇게 큰 잣나무를 본 적이 없다.

산행로 곳곳에서 나이 많이 잡수 신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 있다.

 

 

 

 

 

 

 

 

 

 

 

 

 

 

강원도의 산들은 대부분 높은 지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산 높이와는 상관 없이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리왕산은 다르다.

상당한 거리를 올라야 하는데, 임도를 지난 다음 정상 삼거리까지는 상당히 가파르다.

 

 

 

 

 

 

 

주목.

환경단체들이 가리왕산 개발(스키장으로의 전환)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 지역에 희귀 생명체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막눈인 내 입장에서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아름드리 나무들 그것도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은 확실히 보았다.

나이테 굵은 김씨 나무 이씨 나무들이 살고 계신다.

정상 삼거리에 이르기 직전 주목 군락지를 지난다.

 

 

 

 

 

 

 

 

 

 

 

 

 

 

 

고사목도 보이고

 

 

 

 

 

 

 

여기서 정상까지는 10여 분, 먼저 올라와 정상에 갔다 온 친구가 그곳에서의 비박은 힘들다고 말한다.

바람이 분다. 그것도 엄청난 바람이다.

이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내가 갖고 간 샹그릴라는 칠 공간도 없고, 바람 탓에 포기하다.

 

 

 

 

 

 

 

 

 

그래도 나무는 아름답고 하늘은 맑다.

 

 

 

 

 

 

 

 

친구의 랩 텐트

 

 

 

 

 

 

 

 

바람과 싸우며 텐트를 치느라 지쳤다.

게다가 해가 지니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간다.

갖고 간 엑스페드 매트리스가 또 말썽이다.

손으로 공기를 주입하는데도 애를 먹었지만, 공기 출입구 마개가 잘 닫히지 않는다.

고무로 된 그것이 낮은 기온 탓에 경직화 되어 아구가 잘 맞지 않는다.

가끔 그런 상황 때문에 고생했는데 오늘은 더욱 그러했다.

텐트를 빨리 치고 정상에 올라 지는 해를 보고자 했는데 틀렸다.

저녁 먹을 생각도 않고 텐트 안에 리액터를 켜 놓은 채 드러누웠다.

 

 

 

 

 

 

 

 

그래도 먹어야 산다.

늦은 시각, 친구의 텐트 안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다른 때와는 달리 간단하게 저녁을 끝내고 내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벌써 11시 가까이 되고 있었다.

음악을 들으며 술 두어 잔을 더 먹고 나니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내일 아침 정상에서의 환상적인 풍광을 꿈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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