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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살아가는 이야기

[s5pro] 복장리 드라이브

 

토요일인 17일 춘천에 갔다.초등학교 동기들이 모이는 날이다.오랫만에 나온 동기들이 많았다.즐거운 밤을 보내고, 18일 일찍 산행을 서둘렀다. 그러나 식사를 하는 동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오랫만에 삼악산 산행을 하려고 했는데 아쉽다. 결국 산행을 포기하고 서울 동기들은 일찍 올라왔다. 오랫만에 큰 마음 먹고 춘천행에 나섰던 여자 동기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상쾌한 드라이브 코스를 보여주기로 했다. 일명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라는 복장리 언덕이다.

 

 

 

경춘 국도 청평 상천 낚시터 뒤에 있는 곳이다. 3년 만에 온 것 같다.그렇지 않아도 싱그러운 길인데 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 풀냄새가 진동을 한다.좁은 길이어서 우리들이 타고간 승용차를 함부로 세울 수가 없었다.그런 탓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언젠가 혼자 와서 귀곡 산장과 함께 카메라로 담아보리라.서울에 전화하니 서울엔 비가 장난이 아니게 많이 내린단다.

 

 

 

 

 

 

 

 

 

 

 

 

 

 

 

 

 

 

복장리 언덕을 넘은 다음, 오른쪽으로 꺾어져 청평댐 방면으로 향했다.빗줄기가 더욱 가늘어져 이제는 보슬비 수준이다.청평호에 보슬비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는 적당한 카페에 들어가 차 한 잔씩을 했다.어린 시절의 추억담을 이야기하며 한 시간을 보냈다.

 

 

 

 

 

 

 

 

 

 

 

 

카페 창가에 놓인 장미를 보는 순간, 언뜻 28년 전 일이 생각났다. 1980년 화사한 어느 봄날, 매우 충격적인 뉴스를 중곡동에서 들었다.언론이 통제되고 있었던 시절이기 때문에, 신문기사에 제대로 된 내용이 나와 있지는 않았지만,광주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그 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놀라운 이야기들.몸서리쳐지는 이야기들이었다.시간이 흐르면서 실제 일들이 소문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무력감을 느끼며 괴로워했던 28년 전이 생각난다.어제 오늘 모임에 신경을 쓰다보니 오늘이 바로 5.18이란 것을 깝빡 잊고 있었다.이름없이 쓰러져간 그들의 숭고했던 뜻은 오늘도 진행형이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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