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사용하던 디카, 캐논 파워 샷 s80을 그만 배낭에 넣어 둔 채 욕조에 넣어서 사망케 한 후,다시 그 기종을 사서 한 달 정도 사용했었는데, 문제가 또 생겼다.비가 오던 이십여 일 전, 월악산에 갔었는데, 관리를 잘못한 탓에 새 디카도 습기가 차버리고 말았다.결국 다음날 as센타에 가 접수자에게 상황 설명을 했더니 회생불가의 예단을 내렸다.
새로운 디카를 사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며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1)화질이 좋을 것(당연한 이야기)
(2)광각이 지원될 것(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요소)
(3)화소수는 800이상일 것.그러나 요즈음 유행하는 1000만 화소 이상의 디카는 오히려 제외.
(4)휴대성이 좋을 것
(5)sd메모리 카드를 사용할 것
(6)손떨림 보정기능이 있을 것
이러한 기준 하에 찾아 보았더니, 범위 안에 들어오는 컴팩트 디카가 별로 없었다.특히 광각렌즈를 장착한 컴팩트 디카를 찾을 수가 없었다.결국 파나소닉의 Fx30,lx2,tz3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사실 파나소닉은 지금까지 내가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기종인데, 이번에 이런 기준으로 찾다 보니 눈에 띄게 되었다.니콘 p5000의 경우, 평가가 좋았지만 역시 광각이 지원되지 않아 패스.어떤 이는 라이카 렌즈를 장착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었는데, 뭐 라이카 렌즈가 대수인가? 사진만 잘 나오면 되는 것이지.따라서 파나소닉이 라이카 렌즈를 사용했다는 것이 디카 선택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마지막까지 lx2와 tz3를 놓고 고민했다.루믹스 클럽에 가 보니, 주류가 lx2다.그만큼 인정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그러나 마음은 이미 tz3로 기운 상태였다.둘 사이에 주 스펙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단지 수동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차이다.lx2는 수동 기능이 있고 tz3는 완전 자동이다.그러나 내 경험상 컴팩 디카의 경우,수동 기능이 큰 의미가 없었다. 댜양한 모드를 잘 활용하면 수동 기능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휴대성이 나은 tz3로 마음을 굳혔다.
그런데 구매하려던 마지막 순간,변수가 생겼다.맡겼던 s80이 기사회생을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게다가 곧 캐논에서 새로운 제품 익서스 860이 나오는데 그 디카가 28미리 광각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조금은 고민을 했는데 새 디카를 사고 싶은 조급증이 tz3 구매를 충동질했다.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기 때문에, 빛이 조금만 부족해도 삼각대 없이는 사진을 찍을 수 없는 s80의 한계 때문이었다.캐논 860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볼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어차피 그 디카가 나온다 하더라도, 적당한 가격까지 떨어지려면 상당 시간이 흘러야 할 것이다.게다가 이 디카보다 좋다는 보장도 없다.그래서 그냥 내지르리로 했다.
병행 수입품의 인터넷상 최저가가 35만원 대였다.그런데 어찌어찌 찾아보니 31만 5천원도 있었다.정품은 40만원 대다.결국 호환 배터리와 사용 설명서를 포함, 33만원에 병행수입품을 구입했다.도착한 물품을 보니 해설서는 lx2용이었다.그러나 tz3의 기능들을 이해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카메라를 받아 든 즉시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 디카의 단점부터 점검해 보기로 했다.모든 사용자들이 그렇게 지적하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사용자들이 지적하는 단점 몇 가지......오래 사용시 배터리에서 열이 난다/ 메뉴보기가 불편하다/ 색감이 보통 이상이긴 하지만 뛰어나진 않다/ 노이즈 문제/ 어두운 부분이 뭉개진다.
배터리 열? 10분 정도 사용하니 그런 문제가 확연히 드러났다.그러나 어떤 사람이 그런 시간 동안 계속 카메라를 사용하겠는가? 문제 없다고 판단. 메뉴보기 불편? 모르겠다.요즈음 메뉴보기가 얼마나 좋은 디카들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갖고 있던 캐논 파워샷 s80보다는 훨씬 보기가 더 편했다.
노이즈 문제는 아마도 파나소닉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모양이다.tz3의 노이즈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예전의 파나소닉 디카에 비해서 훨씬 좋아졌다는 식으로 썼다.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tz3에서 노이즈가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iso가 올라가면서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은 필름카메라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그냥 고감도에서의 노이즈는 그 자체를 즐기면 된다.문제가 되는 것은 화질이 짱해야 할 저감도에서의 노이즈인데,이것도 별 문제 없어 보였다.사진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사진은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니까.
아직 많이 사용해 보진 않았지만 두 가지 문제점은 있는 듯 싶다.극단적으로 명암의 차이가 나는 경우 어두운 부분이 뭉개지는 현상, 그리고 힘이 빠져 있는 듯한 색감이다.그러나 이 둘다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어차피 색감은 각자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화이트 밸런스를 비롯한 여러 기능들을 잘 조합해 가능한 내가 원하는 색감을 얻도록 시도할 작정이다.
전반적으로 사진이 녹색끼를 띠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 디카는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다.우선 눈에 띄는 것이 '인공지능 iso'기능이다.빛이 약한 경우, 카메라가 iso를 자동 인식해 최적의 촬영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어두운 곳에서 삼각대 없이 스냅을 찍을 때 유리할 듯 싶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변화할 수 있는 iso한계를 내가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나는 노이즈 문제를 고려해 400이하로 설정했다.손떨림 보정 기능 (대략 1/4초까지는 무난히 찍을 수 있다)을 고려한다면 이 정도에서 웬만한 스냅은 가능할 듯 싶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없었다면 삼각대 없이는 찍을 수 없었던 사진.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해 찍었다.역시
색감에는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이하게도 장면 모드가 두 개나 있다.각각에 자신이 주로 찍는 상황을 설정해 두면 편리하다. 별빛 모드라는 것이 있다.15초,30초,1분 동안 렌즈가 열리도록 되어 있어 야경 촬영 때 상당히 도움이 될 듯 싶다.
tz3는 그립감도 좋고,샤터감도 좋다.조금 무겁고 크기는 하지만 10배 줌 280미리 망원까지 지원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다.28미리에서 280미리.이렇게 작은 디카에 그렇게 탁월한 줌 기능이 있는 것이 놀랍다.먼 곳의 사물을 끌어당겨 찍는 경우보다는 아웃 포커스 사진을 찍을 때 유리할 듯 싶다.망원의 경우 화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 디카 역시 마찬가지인 듯 싶다.그러나 예상보다는 나았다.
불곡산에서 바라본 도봉산......28미리
5배줌.140미리.
10배줌......280미리
광각에서의 왜곡현상은 s80보다 훨씬 덜한 편이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의 디카다.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색감 부분이다.조금만 더 개선하면 상당히 좋은 카메라일 듯 싶다.35미리 필름 카메라 시절 니콘이나 캐논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었지만 진정한 왕자는 콘탁스였던 것처럼, 디카에서 그 콘탁스의 역할을 파나소닉이 해 줬으면 좋겠다.
요즈음 유행하는 디카보다 약간 큰 탓에 케이스를 고르는데 애를 먹었다.찾아낸 것이 '뱅가드'에서 나온 '오레곤6'이다. a,b 형 두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맞는 것은 b형.인터넷을 통해 14,000
원에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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