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 * 2007.1.20 (토)
* 산행 코스 * 두문동재(싸리재 11:05)_ 은대봉(11:30)_ 제2쉼터(12:02)_ 제3쉼터, 전망대(12:33)_ 주목군락지(12:50)_ 함백산 정상(1:07)_ 대한체육회 선수촌 팻말(1:32)_ 점심(1:50_ 2:10)_ 만항재(2:28)_ 수리봉(3:14)_ 화방재(3:45)
* 산행 시간 * 4시간 40분
오늘은 함백산이다. 서울에서 7시에 출발한 차량이 두문동재에 도착한 시각이 11시다. 싸리재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우는 두문동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를 경계로 하는 언덕으로, 그 높이가 자그만치 1268미터에 이른다.함백산 정상은 1573.결국 두문동재와의 표고차는 500정도다.
완만한 길의 연속이다.눈은 밟을 만큼 있었다.조금만 걸으면 시야가 트이면서 첫 목적지인 은대봉의 정상이 보인다.함백산은 전체적으로 산행로의 급경사가 없다.태백산과 마찬가지로 완만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오늘은 난생 처음 안내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버스가 두문동재에 서자 마치 굶주린 들개들처럼 앞뒤좌우도 살피지 않고 함백산 정상을 향해 내달린다. 이것저것 보기 좋아하는 나에겐 산행 속도가 벅차다.에라! 나는 그냥 내 속도로 나아갔다. 40여 명 인원 가운데 끝에서 대 여섯 번째로 걷고 있는 듯 했다.마지막 종착지인 화방재에 다섯 시까지 모이라는 인솔자의 말이 있었으니, 나 홀로 즐기면서 그 시각까지 가리라는 마음을 먹으니 편안했다.
제 3쉼터에는 바위 전망대가 있다.바위 위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다.그리고 조금 지나면 바로 중함백 봉우리에 올라선다.그 봉우리를 넘으면 고사목과 주목들이 줄지어 나타나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그 나뭇가지 위에 눈꽃이 피거나 상고대가 형성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래도 눈을 덮어쓰고 있는 먼 산과 어울려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태백산이 부러울게 없다.
멀리 방송국 중계탑이 보였다.오른쪽이 함백산 정상이다.그러나 사진에서 보이는 곳이 아니라 그 언덕 너머 바로 뒤에 있다. 왼쪽으로 철망을 끼고 걸었다.왼쪽은 자연보호 지역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철망 너머에는 잘 보존된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눈에 띄는 주목들도 꽤나 된다.
[되돌아 본 온 길,오른쪽이 보호구역이다]
겨울 나무와
바람
머리채 긴 바람들은 투명한 빨래처럼
진종일 가지 끝에 걸려
나무도 바람도
혼자가 아닌 게 된다.
_ 김남조, '설일'(雪日) 중에서
함백산 정상에 올라섰다.주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장쾌한 맛을 느낀다.부동산에 무관심한 나로서는 어느 산이 어느 산인지 모르겠다.그러나 저 고산준령들 속에 오대산이 있고,설악산이 있고,가리왕산이 있으리라. 함백산은 다소 억울한 산이다.이웃하고 있는 태백산에 가려 있다.주목,조망,산세의 웅장함 그 어느 하나 뒤질 것이 없는데다 높이도 태백산보다 6미터가 높다.그러나 태백산의 그늘에 가려 찾는 이가 덜하다.2인자의 슬픔.
배가 고프다.선두를 따라잡아야 했기에 서둘러 가던 발걸음을 멈추지 못했다.계단을 내려와 대한 체육회 선수촌 팻말을 가로질러 다시 오른다.물론 산행로 표지는 잘 정비되어 있다. 오르는 길에 되돌아보니 함백산의 정상이 멋스럽다.
허기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선두도 안 보이고 후미도 안 보인다.길가 옆 그럴 듯한 나무 위에 걸터앉아 컵라면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내가 걸터앉았던 나무]
만항재에 도착했다.대부분의 태백산 산행은 여기서 끝을 맺는다.싸리재에서 만항재로 오던지, 아니면 만항재에서 시작해 싸리재에서 끝을 맺는다.만항재에 이르러 보니 등산객을 기다리는 관광버스들이 즐비하다.우리는 여기를 거쳐 화방재에서 산행을 끝내기로 했기 때문에 그냥 길 왼쪽의 산행로로 올라섰다.산행로 입구에는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있고,통행을 막는 쇠기둥들이 설치되어 있다.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옆으로 들어갔다.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국도 또렷하다.아마도 예전에 군사시설이 있었던 듯 싶다.
[함백산에는 유난히 산죽들이 많다]
마지막 봉우리인 수리봉에 도착했다.나뭇가지 사이로 밋밋한 태백산의 정상이 보였다.설원이 펼쳐져 있으리라.아직 태백산을 가 보지 못한 친구가 이번 토요일에 태백산에 가자고 조른다.그 날까지 눈이 오면 좋으련만.
이제는 하산길이다.눈이 별로 없다.찼던 아이젠을 벗어버리고 내려갔다.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탓인지 산행로가 희미하다.
최종 목적지인 화방재에 도착했다.와 보니...아니 이게 웬일인가.내가 쳐져 있는 줄 알고 열심히 왔더니 내 앞에 먼저 온 사람은 둘 밖에 없다.차에서 내리자마자 내달리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한참을 기다려서야 그들이 나타났다.그들이 길 옆으로 빠져 쉬고 있을 때, 나 혼자 걸어온 모양이다.여기서 1킬로미터 왼쪽으로 더 가면 바로 태백산 산행로인 '유일사'입구 매표소에 다다른다. 이 언덕에 '어평'주유소와 휴게소가 있다.
'산과 길 >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1439......경북 영주, 충북 단양) (0) | 2007.02.05 |
---|---|
다시 찾은 태백산 (0) | 2007.01.30 |
계방산 (1577...강원도 홍천군, 평창군) (0) | 2007.01.16 |
선자령 (1157...강원도 평창군, 강릉시) (0) | 2007.01.15 |
구룡산_ 대모산 (0) | 2007.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