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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술

207. 발렌타인 30년과 죽력고

 

 

amicus humani generis

모든 인간은 친구다.

발렌타인 30년 밑에 적힌  문구다.

우리 모두는 친구이니 이 사람도 좋고 저 사람도 좋다(?)는 말씀(?)인가.

벌써 30년 먹은 지 예닐곱 병은 되지만......점점 특이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처남들과 먹다가 반쯤 남긴 것을 이번에 캠핑을 하면서 조카와 먹었는데......

역시 맛이 없다. 

오히려 죽력고가 더 맛있다.

 

 

 

 

 

조선3대명주......

감홍로 이강주 죽력고......이 가운데 감홍로와 이강주는 이미 마셨으니 오늘은 죽력고다.

죽력고는 32도 술과 40도 술이 있는데 오늘은 그 가운데 32도 술을 취한다.

40도 술이 있기는 하지만  32도 술이 오히려 예전 방식과 흡사하다.

황현이 지은 '오하기문'을 보니

고문을 당한 전봉준이 죽력고 세 잔을 먹고 기력을 되찾았다는 전설의 술.

춘향이 이몽룡에게 술 한잔 올릴 때 먹었다는 죽력고,

우암 송시열의 산문집  '송자대전'에서 '진실절미'라 칭하며 극찬했던 술.

 

일단 술 한 잔 들이키는

대나무향에서 나는 상쾌한 맛이 코를 자극한다.

이미 내 코는 세상의 이런 맛 저런 맛을 알 수 있을 만큼 뚫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죽력고의 상큼한 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대나무를 토막 내어 불을 지피고 흘러내리는 대나무즙에

댓잎 생강 석창포 등을 넣고 소주를 내려 증류한 술이 죽력고다.

 

그옅은 금색 으로 투명하지 않고 약간 탁하다.

중풍으로 말을 못하는 사람들의 치료용으로도 사용했다는 술.

 

얼마 전까지만 해도 6만원이면 구할 수 있었던 술인데

이제는 8만원을 넘겼고 백화점에선 12만원이나 한다.

발렌타인 30년보다 죽력고가 더 좋다?

어쩌면 이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

위스키보다 우리나라 술이 더 낫다는 말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