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6.14(일)
상당히 헷갈렸다.
금성산성 주차장을 찍고 갔는데, 넓은 주차장엔 차량 대여섯 대만이 있다.
게다가 보통 관광지 입구처럼 식당이 줄지어 있지도 않다.
언덕을 넘어 가니 홀연히 나타난 주차장, 잘못 온 것은 아닌지...... 나중에 확인하니 그곳이 맞다.
비가 온 탓인지 산성을 오르는 사람이 눈에 띄질 않는다.
들머리에서 잘 닦인 임도를 따라 걷는다. 평탄한 길.
울창한 숲에서 뿜어내는 향기가 온몸을 감싼다.
금년 산행 중 처음으로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각 한 번씩 뱀과 마주친다.
임도 끝에 동학농민혁명군 전적지 기념비가 있다.
공주 우금치에서 일본군에게 패한 전봉준은 부하들과 함께 이 산성에 숨어들어 전열를 가다듬었다.
그해 겨울 먹을거리를 위해 순창으로 나갔다 김경천의 배신으로 붙잡히게 된다.
평탄한 길은 여기서 끝이다.
이제부터 산길로 접어들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거친 길은 아니다. 아기자기한 산길이다.
들머리에서 걷기 시작한 후 40여 분, 외성문 가운데 하나인 보국문에 다다른다.
금성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짓기 시작해 오랜 세월 중건과 보수를 거치면서
1895년까지 운영되었다.
충용문.
금성산성은 얕으막한 몇 개의 산봉우리를 연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주봉인 산성산을 금성산이라고도 한다.
충용문을 지나면 성벽을 따라 고도가 점점 올라간다. 그리고 그 끝에 노적봉이 있다.
노적봉 정상 부근에서 우리는 걸음을 멈추었다.
산성을 온전하게 돌고 싶지만 아침에 용마루길을 걸은 아내가 힘들어 한다.
완주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이 풍경을 보았으니 다행이다.
노적봉 오르는 길에 바라보는 보국문.
오래 전부터 금성산성 산행기를 보며 그리워하던 풍경이다.
주봉인 산성산 정상에서 추월산이나 담양호 바라보지 못했고,
강천사나 동자암도 들리지 못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추억을 안겨준 담양 여행, 다시 오라는 것으로 이해하련다.
하늘아래호수 식당에서 한방오리백숙을 포장해 왔다.
포장지를 뜯는 순간, 아무런 밑반찬 없는 것을 보고 아내가 잔뜩 화를 낸다.
그런데.....
오리 한 입 베어무니 그 화가 다 가라앉는다.
묘하게 맛있다. 달콤하다. 자연적인 달콤함 그리고 건강한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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