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롯트 커스텀 이치이 만년필(FKV_5MK_M_M)

금년 봄 규슈 지방 여행할 때 구매한 만년필이다.

일본에 건너가기 전까지만 해도

현지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반나절 정도 헤맨 끝에 어렵게 손에 넣었다.

주목을 수증기에 가열하여 부드럽게 했다가 압축한 후,

그 과정을 다시 한 번 반복해 만들었다는 만년필이다.

나무 만년필을 사용하는 목적은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자연스러움,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멋스러운 흔적 때문일 것이다.

예상했던 대로 만년필을 쥐었을 때의 느낌이 상당히 좋다.

그립 존은 검은색 수지로 만들었다.

상당히 두툼한 모양이지만,

잉크를 넣으면 무게 밸런스가 적절해져 글을 쓰는데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단 허리 부분이 너무 굵은 나머지

내가 평상 시 애용하는 몽블랑 웨스트사이드 지퍼형 2구 펜 파우치에 수납이 되질 않는다.

펜촉은 18금 15호 투톤이다.

매장에 갔을 때 직원이 F닙을 내놓았는데, 시필용 종이에 써 보니 좀 불편해,

M닙으로 사왔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당시 시필용 종이가 반질한 것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냥 F닙으로 사올 것을......세필용 만년필이 없어서 그런 생각을 한다.

세필용 만년필은 일제가 으뜸이라는 평가가 있다.

부차적인 것들은 제외하고,

근본적인 것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만족한다.

잘 나온다. 잘 써진다. 잉크가 잘 마르지 않는다. 촉감도 좋다.

그러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