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그대여
사는 일도 때로는 쓸쓸하여라
밤 깊은 도봉(道峰)위에도
별은 보이지 않고
꽃 같은 사랑도 추위의 늪을 건너오지 못하여
먼 곳에서 뒤척이며 홀로 잠든다
온밤을 지새운들
한 잔 술이 어찌 내 앞에 불을 켜리오
흰 종이 위에 떠도는 싯귀절도 오늘은 부질없구나
죽음은 문설주에 기대어 나직한 목소리로
잠 못 이루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빈 방을 헤매는 한 사나이의 걸음마다
비명처럼 울리는 쇠사슬 소리
사는 일도 때로는
병(病)과 같아라.
2014년 9월 어느날 저녁, 수락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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