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1(수)
오늘의 일정
(1) 오전에 앙코르 톰을 둘러본다.
(2) 오후에 반떼이 쓰레이와 반떼이 쌈레를 구경한다.
그리고 일몰 시각에 쁘레 룹에 다녀오고, 저녁식사는 평양랭면관에서 먹는다.
본격적으로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보는 날이다.
여행 안내서에 따르면 대충 둘러보는 데 3일이 걸린다고 했다.
오늘이 그 대충 둘러보기의 첫날이다.
미묘한 차이기는 하지만,
베트남에서의 아침 식사보다 만족도가 떨어진다.
정각 8시 숙소 앞에서 툭툭 기사 소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어제 톤레삽 호수 여행을 주선했던 여행사에 부탁해 우리와 연결된 사람이다.
원래는 오늘 하루만 계약을 했는데(20불),
마음에 들어 3일간 우리와 함께 한다.
숙소 앞에는 호텔 소속의 툭툭 기사 대여섯 명이 항상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유적지의 입장권이 개별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앙코르 패스'라고 하는 통합 입장권이 사용된다.
1일권,3일권,일주일권이 있는데
우리는 각자 40불을 내고 3일권을 끊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입장권 위에 인쇄가 된다.
크메르제국은 9세기에서 15세기에 걸쳐,
한창 번성기일 때는 오늘날의 캄보디아를 비롯해 태국 라오스 베트남 일부까지 점령했던 왕조로
그 중심지가 바로 앙코르다.
왕조의 자야바르만 7세는 선왕이 참파왕국에 참패한 것을 거울 삼아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완벽하게 방어할 수 있는 성을 축조하는데,
그것이 바로 앙코르 톰이고,
위 사진은 앙코르 톰의 남문 입구의 모습이다.
이 성에는 한때 100만 인구가 살았다고 한다.
남문 출입구로 들어가는 다리 양쪽에는 거대한 석상들이 늘어서 있다.
오른쪽 줄에는 투구 모양의 머리장식을 쓰고 험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수라(악신),
왼쪽 줄에는 원추형 머리장식을 하고 선한 얼굴 표정을 짓고 있는 데바(선신)가
각각 54개씩 모두 108개의 석상이 있다.
4면상인 관음보살상이 남문 위에 있다.
성벽 앞에 해자를 만들고 그 안에 악어를 풀어놓아
적의 침입을 막았다고 한다.
남문 안으로 들어서면 첫눈에 들어오는 것이
신전이자 왕실 사원인 바욘이다.
바욘은 성 안의 성으로서
자체의 해자와 성벽을 갖고 있다.
복잡한 구조의 바욘.
고고학적 또는 미적 지식이 없는 나에게
그래도 머리에 남는 것은
소위 앙코르의 미소라 불리우는 4면상의 얼굴들이다.
마음에 평안을 주던 그 면면들.
바푸온으로 가는 길, 서양 아이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셔터 누르는 시늉을 한다.
난 내 뒤에 그들 일행이 있어 그에게 보내는 신호인 줄 알았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나한테 사진 찍어달라는 말씀.
셔터를 누른다.
이 녀석들 가운데 한 녀석이 이메일 주소를 적어 주었는데.......찾지 못하겠다. 내참!
바푸온.
11세기에 건설된 왕실 사원으로 원래는 힌두 사원이었으나
15세기 후반 불교 사원으로 전환된다.
지면부터 꼭대기까지 높이가 무려 50미터로
건설 당시 크메르제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고 한다.
파미언아까.......신들의 궁전이란 뜻이다.
바욘보다 적어도 200년 전에 지어진 왕실 사원
코끼리 테라스.
왕궁 입구에 만들어졌으며 단을 높게 쌓아 만든 테라스가 있다.
그 전면을 코끼리 부조가 가득 메우고 있어 코끼리 테라스라 불리운다.
수호신인 사자상.
평화 시기엔 이처럼 꼿꼿이 서서 멀리 바라보고 있지만,
전쟁 혼란기 때 사자는 엎드려 금세라도 싸울 자세로 있다.
왕실 광장.
군대 퍼레이드는 물론 전쟁 축하 공연, 왕실 행사 등 다목적으로 사용되던 광장이다.
왕실 광장 뒤편에는 코끼리 테라스와 문둥왕 테라스, 이렇게 두 개의 테라스가 있다.
문둥왕 테라스는 석벽을 이층으로 쌓아 외벽과 내벽을 쌓고 그 중간에 통로를 만들었고,
벽면에는 힌두교와 불교에 등장하는 신들의 모습이 연속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그 테라스 앞에 있는 이 동상 때문에 문둥왕 테라스라는 이름이 생겼다.
왕실 광장 가까이 있음에 왕의 동상으로 추측되었고,
옷을 걸치지 않은 나체에 성기도 없는데다 이끼까지 끼어 마치 문둥병 환자처럼 보여
문둥왕 동상이라 불렀다.
그러나 실제는 염라대왕 동상이며,
원래 오른쪽 손에 있던 철퇴가 지금은 사라져 없으며,
이 동상은 모조품이고 진품은 프놈펜 국립 박물관에 있다.
쁘레이 빨리라이.
앙코르 톰 한켠에 있는 불교 사원이다.
다른 곳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 다니지만 이곳은 한적하다.
우리도 굳이 지도를 보며 찾았기에 갔지
그냥 남들 따라 동선을 잡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동네 아이들이 따라붙으며 동냥을 한다.
유적이 많이 망가졌고 규모도 작아 툭별한 목적이 없는 한 그냥 지나쳐도 될 곳이다.
여행 안내서에 따르면, 숙소로 돌아가 점심을 먹고 쉬다가 다시 유적지로 오라고 한다.
그런데 기사 소카가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을 잡자고 한다.
생각보다 시내에서 이곳까지의 거리가 멀고, 게다가 오후에 갈 곳은 더 멀다.
소카 의견에 따르기로 한다.
그가 안내하여 간 식당. 우리처럼 툭툭 기사들이 끌고 온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뭐 뻔한 것이 아니겠는가?
아마 소카는 이곳에서 소개비를 받을 것이다.
메뉴판을 받아 든다.
우리는 7불짜리 음식을 주문한다.
캄보디아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식사가 끝났을 때 웨이터를 불러 소카 음식값까지 계산할 테니 계산서를 갖고 오라고 시켰다.
젠장, 소카 음식비가 8불이다. 우리는 각자 7불인데.
소카가 그렇게 비싼 음식을 먹었을 리 없다.
아니, 음식값이 손님과 기사에게 달리 적용되고 있을 것이다.
씁쓸하지만 큰 돈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그러나 앙금이 남는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오후 일정 속으로 들어간다.
'아시아 여행 > 캄보디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코르왓여행 3일(2) 쓰라 쓰랑, 반떼이 끄데이, 따 쁘롬, 따 께우, 톰 마논, 짜우 싸이 떼워다 (0) | 2014.04.07 |
---|---|
앙코르왓여행 3일(1) 앙코르왓의 일출 (0) | 2014.04.04 |
앙코르왓여행 2일(2) 반떼이 쓰레이, 반떼이 쌈레, 쁘레 룹, 평양랭면관 (0) | 2014.03.31 |
앙코르왓여행 1일(2) 톤레삽 호수와 앙코르왓의 밤 (0) | 2014.03.21 |
앙코르왓여행 1일(1) 호치민을 떠나 시엠립으로 그리고 숙소 Bopha Pollen Hotel (0) | 2014.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