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8(토)
비박지 출발(10:15)_ 운장대(10:40)_ 삼장봉(11:20)_ 내처사동 주차장(1:05)
밤에 두세 번 잠에서 깬다.
강한 바람을 타고 싸한 추위가 침낭을 뚫고 들어온다.
그러나 못 참을 추위가 아니기에 다시 꿈나라로 향한다.
일찍 잠에서 깨어 하늘을 본다.
하늘은 열리지 않고,
짙은 안개가 온 천지를 덮고 있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산행하는 사람을 20여 명밖에 보지 못한다.
출발할 때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던 날씨가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적당히 추운 날씨, 피부를 자극하는 딱 좋은 날씨 덕분에 기분 좋은 산행을 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타이어 펑크가 나서 두 시간 이상 늦어진다.
그래도 기분은 상쾌하다.
비박산행 또는 백패킹, 숨길 수 없는 나의 기댈 언덕임을 다시 온몸으로 느낀다.
칠성대 방향
운장대가 안개에 가려 있다
힘겨운 해
텐트 문을 열면 바로 이런 풍경이다.
눈과 안개가 있는 마당을 바라보며 모닝 커피 한 잔과 아침 식사를 한다.
아침 식사를 마친 다음 동네 마실을 나간다
운장대가 살며시 얼굴을 내민다
텐트 친 자리 바로 밑의 골짜기.
어젯밤 저 골짜기를 타고 올라온 바람이 텐트를 흔들었다.
텐트를 걷고 산행 준비를 마쳤을 때, 부지런한 산행객 한 사람이 등장한다.
구봉산까지 내달린다고 한다.
머리카락과 콧수염이 하얗게 변했다.
사진 한 장 찍어주고 그는 내달린다.
이 혹한의 겨울 날씨에 비박산행하는 나를 그는 부러워했지만,
나는 준족인 그를 부러워한다.
멀어지는 칠성대
어젯밤 하루 묵었던 곳
날씨가 좋았더라면, 탁 트인 조망을 보여 주었을 운장산.
주변의 덕유산, 지리산, 무등산 그리고 마이산.......
모든 산들이 안개에 가려져 있다.
다시 오라는 말씀으로 알아듣고 능선을 걷는다.
운장산에는 고마고마한 봉우리 세 개가 멀지 않은 거리를 두고 이웃해 있다.
동봉(삼장봉). 운장대, 서봉(칠성대).
이 운장대가 정상 역할을 한다.
삼장봉이 더 높거늘 왜 운장대를 정상 취급하는 것일까?
오랫만에 겨울산행을 한 탓일까?
아이젠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아이젠이 돌부리나 나무뿌리에 걸려서,
몇 번씩이나 넘어질 뻔한다.
어제 출발할 때는 개들이 환송을 했는데,
오늘 도착할 때는 닭들이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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