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3(일)
월출산 국립공원 입구(2:05)_ 천황사(2:32)_ 구름다리(3:34)_
천황봉(5:35-6:00)_ 비박지(7:10)
이번 비박산행은 자유새님과 함께 월출산으로 떠난다.
비박산행을 다니면서 자가용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으나, 이번엔 내 승용차를 이용해 접근한다.
단풍철이고 일요일인데도 이상하리만치 고속도로에 차량들이 많지 않아
운전 환경은 쾌적하다.
그러나 오랫만에 만난 자유새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운전하다 보니
조금은 늦게 월출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구름다리를 거쳐 천황봉에 오르기로 한다.
백색의 암릉과 어우러진 단풍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러나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탕이다.
오늘 날씨는 그리 좋지 않을 것이란 예보를 보고 왔기에 오늘보다 내일을 기대하며 걷는다.
썩어도 준치다.
흐린 날씨 탓에 화려하진 않지만, 월출산의 아름다움에 빠져 걸음이 자꾸만 늦어진다.
해가 떨어지기 전 비박지에 도착하기는 커녕,
겨우 천황봉에 오른다.
단풍길이 이어진 주능선을 감상하기엔 너무 늦었지만
장관을 이룬 붉은 구름들이 우리를 맞는다.
비박지까진 어둠을 뚫고 가는 고난의 행군이다.
야간 산행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가운데 하나이고,
게다가 돌길을 걸어 스트레스가 넘쳐난다.
하루 묵을 곳에 도착하니, 강하진 않지만 제법 바람이 분다.
단단히 텐트를 동여맨 후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잠자리에 누우니
피곤이 밀려와 단잠에 빠진다.
월출산 경포대쪽의 들머리.
내비여사에게 잘못 물었는지 이곳으로 인도하더라.
그런데 이곳에서 바라본 월출산도 너무 아름다워 언젠가는 이곳을 중심으로 산행하리라 마음먹는다.
대부분의 산들은 산허리를 조금씩 높여 높은 산이 된다.
그러나 월출산은 느닷없이 논밭에서 솟아 올라 산을 이룬다.
안내산악회를 따라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버스에서 바라 본 월출산은 한 마디로 기가 막혔다.
영암평야 위에 조각품과 같은 거대한 돌덩어리산이 느닷없이 솟아 있었던 것이다.
월출산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지만, 지리상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게다가 하루에 모든 것을 보기엔는 벅찬 코스다.
이번 비박산행을 계획하면서 마애여래좌상과 삼층석탑을 둘러보고
구정봉에도 오를 계획을 세우니 가슴이 설렌다.
거북바위
천황사
천황사를 거쳐 천황봉에 오르는 코스는 둘이다.
하나는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구름다리 코스,
다른 하나는 바람폭포가 있는 바람골을 따라 오르는 코스.
지금 앞에 보이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골짜기가 바람골이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마음이 조급해진다.
해가 넘어가고 나서의 산행은 딱 질색이다.
통천문에 이르기 직전, 뒤를 돌아다 본다.
단풍들이 저녁 노을에 더욱 강렬한 색으로 물들고 있다.
하늘 가는 길, 통천문
천황봉
주능선 방향, 이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다.
정상에서 내려 와 머무를 곳까지 걷는 동안 어두워 헤드 램프를 켜고 걸으니 그 풍경은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다.
바람에 대비해 텐트를 단단해 동여매고 저녁식사를 한다.
자유새님이나 나나 간편식으로 해결한다.
스페인 여행시 사 갖고 온 하몽은 오늘로서 고별을 한다.
이제 나도 인테그랄디자인 텐트에서 잠들 날이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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