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5(토)
비박지 출발(11:15)_ 남덕유산 정상 갈림길(11:40-12:00)_
월성치(12:50-2:00)_ 황점마을(3:50)
밤새 바람이 몹시 불었는데,
그나마 우리가 텐트를 친 곳은 바람이 덜했기에 견딜 수 있었다.
이른 새벽, 그리고 악천후인데도 서봉에서 걸어오는 산객들이 있다.
아마 육십령부터 백두대간을 걷는 사람들일 것이다.
일정대로라면 점심을 삿갓재대피소에서 먹어야 한다.
그러나 두 친구가 편하게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에 일찍 출발하지 못한다.
결국 짧게 돌기로 결정한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본 첫 풍경
친구 둘이 함께 잔 티피 텐트.
텐트를 칠 평평한 곳이 없어서 저 텐트 하나에 둘이 잤다.
사진에서 보면 텐트 칠 공간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길의 좌우 양쪽은 모두 눈으로 덮인 경사지다.
눈이 퍽퍽 꺼져 텐트 안에서 누웠을 때, 허리 부분이 쑤욱 들어간다.
길 한복판에 세울까도 생각했는데, 그랬더라면 큰일날 뻔했다.
새벽부터 산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박지를 떠나며
남덕유산 정상 갈림길이다.
친구 둘은 잠시 올라갔다 내려오고 나는 배낭을 지킨다.
월성치.
여기서 결정을 내린다.
두 친구가 추위 때문에 어젯밤 잘 자지 못해 컨디션이 좋지 않다.
게다가 잔뜩 안개가 끼어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으니, 종주 비박산행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이 고개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황점마을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르다.
다 내려와서 공단이 입구에 만들어 놓은 안내도를 보니,
'산행코스-어려움'으로 적혀 있다.
걷기 어려운 길은 아니나 경사도가 심하다.
반쯤 내려왔을 때인가?
일부 구간은 햇볕의 따사로움 속에 진흙길로 변해 있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두부집에 들어가 몸을 녹이며 막걸리 한 잔
서울 가는 방법을 알아보다.
거창으로 나가 서울로 간단다.
내일 버스를 타기로.
주차장으로 간다.
텐트 칠 공간을 찾아낸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따사로운 화장실.
다음날 아침......3일째
난민수용소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산행 버스로 주차장이 만원이다.
약이 오른다. 푸른 하늘과 하얀 눈!
중앙의 정삼각형 봉우리가 삿갓봉이고 왼쪽은 남덕유산 정상이다.
두 봉우리 사이에 어제 우리가 내려온 월성치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겨울 비박산행을 할 때마다 날씨가 받쳐 주어 환상적인 시간들을 보냈는데,
금년은 운장산이나 이곳 덕유산이나 그렇지를 못하다.
뭐 그래도 겨울산, 비박산행은 늘 행복하다.
거창터미널 버스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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