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5(화)
오후 6시, 크즐라이 역
크즐라이 역에 내리면 사거리가 있고, 한켠에 광장이 있다.
상당히 복잡한 동네다. 울루스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고층 건물들이 많고 길도 잘 정비되어 있다.
마약에 취한 듯한 젊은이들도 많이 보이고, 곳곳에 권총을 찬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곳의 불량배들은 울루스의 그들과 좀 다른 냄새를 풍겼다.
울루스의 그들은 거칠어 보이지만 그런대로 순진한 맛이 있었다.
그러나 이 지역 아이들은 세련된 반면 뭔가 곧 큰일을 저지를 듯한 냄새.
지금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 곳은 광장으로, 앞 건물 쪽으로 간 다음, 오른쪽 길을 건너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시장 입구에 조그만 동상이 있었는데, 그 동상 앞에서 시끄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장 상인과 남미 출신으로 보이는 공연단의 충돌.
충돌이라기보단 상인의 일방적인 삿대질과 공연단의 굽신거림.
아마 시끄러운 공연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있다고 상인이 화를 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모여든 사람들의 중재로 공연은 시작되는데.......
울려퍼지는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점점 몰려드는 가운데,
악사들보다 더 내 관심을 끈 두 여인 등장.
이 와중에 사진을 찍겠다고 리더 옆에 선 여인네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겠다고 온 몸을 비틀고 있는 친구.
만일 그들이 없었으면 관심을 끌었을
불우한 악사.
이 집을 찾느라 무척 고생했다.
크즐라이의 맛집으로 선택해 메모지에 적어 갔던 집.
시장 건너편에 있는 식당.
Tevfik Kis라는 이름으로 적어 갔는데,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대부분 알고 있어서 잘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알려 준 곳 근처에 가서 아무리 뒤져 보아도 없었다.
대여섯 번 헤매다 어느 작은 가게에 들어가 점원에게 물으니 바로 앞집이란다.
푸른색 간판 맨 왼쪽의 TK표시가 바로 Tevfik Kis를 의미한다.
그러니 헤맬 수밖에.
내가 주문한 것은 쾨프테.
다른 식당들과는 달리 샐러드는 풍성한 양으로 무료 제공.
함께 나오는 조그만 피데는 지금까지 내가 터키여행에서 먹어 본 빵 가운데 최고다.
자리들 둘러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피데를 먹고 있었다.
아아! 이 집에선 피데나 케밥을 시켰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 왔다.
크즐라이 역 근처
오후 8시 40분, 앙카라 오토갈
크즐라이 역에서 10분을 조금 넘게 오면 오토갈에 도착한다.
오토뷔스 행선지와 출발 시각 그리고 버스 회사 명이 전광판에 나온다.
그러나 모든 오토갈이 이런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석양이 멋지게 지고 있었다. 2층과 3층을 오르내리며 지는 해를 구경했다.
각 지역을 오고가는 오토뷔스가 끊임없이 이어져 불야성을 이루던 앙카라 오토갈.
시설 좋은 이곳을 찾아 온 노숙자들의 수가 상당하다.
피씨방에서 시간을 때운다.
메일함을 여니 낮에 만났던 셀만 군의 이메일이 벌써 도착해 있다.
카페에 앉아 오렌지 쥬스를 먹었다.
실제 만들어 주는 것으로 이번 터키여행 중 20잔을 넘게 먹은 듯하다.
그 중 안탈리아에서 먹은 것이 최고.
새벽 1시 30분, 카파도키아 괴뢰메로 출발
늦은 시각인데도 좌석이 꽉 찬 채 출발한다.
카파도키아까지는 약 4시간 30분 거리.
네브쉐히르 버스는 usb 충전도 할 수 없었고, 서비스도 하급.
이후 이 회사 버스는 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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