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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설악산 귀때기청봉 비박산행 1일

 

 

 

2011.10.16(일)

 

 

한계령 휴게소(10:50)_ 한계령 삼거리(1:17)_ 점심(1:20- 2:10)_ 귀때기청봉(4:00)_ 비박지 도착(5:20)

 

 

친구와 함께 비박산행으로 설악산 귀때기청봉에 다녀왔다. 단풍철인지라 사람들로 혼잡할 것 같아 일

요일과 월요일을 택해 걸었다.

 

 

6시 30분 첫차를 예약하지 못해,  7시 40분 차를 타고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조금 못 미

친 시각, 춘천서 출발한 친구는 8시 30분경 도착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만 내가 핸드폰을 집에

놔두고 출발했기 때문에 도착할 때까지 서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젠장, 비가 내리고 있다. 분명 일기예보에서는 비소식이 없었는데......  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 먹으

며 머뭇거리는데 비 역시 머뭇거린다. 그래도 가을비이니 걱정이 덜하다.비가 잠시 주춤할 때 길을 나

섰다. 오히려 늦게 올라 관광버스로 쏟아내는 다른 단체 산행객들과의 부대낌은 적었다.

 

 

한동안 가벼운 차림으로 계곡에서 비박을 했는데, 금년 들어 처음 겨울 비박장비를 꾸려 오르니 그 무

게가 어깨을 짓누른다.

 

 

 

 

 

 

 

 

오르며 되돌아 본 남설악 방면

 

 

 

 

 

 

 

 

 

 

 

 

 

 

 

한계령 삼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꺾어져 대청봉으로 향하는 길,

물론 우리는 왼쪽으로 갈 것이다.

벌써 오색에서 출발해 대청봉을 들렸다 내려오는 사람들과 마주쳤다.

대청봉에는 적은 양이긴 하지만 눈이 내렸다고 한다.

 

 

 

 

 

 

 

 

 

 

 

 

 

 

 

 

 

 

 

 

아! 한계령 삼거리에 오르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서북능선의 내륙쪽과는 달리 바다쪽은 쾌청했다.

 

 

 

 

 

 

 

 

설악산의 속살이 훤히 드러났다.

우리가 서북능선에 올랐을 때, 서쪽의 검고 차거운 공기와 동쪽의 맑고 따스한 공기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올라 선 서북능선을 경계로 놀랍게도 내륙쪽은 비구름이 잔뜩 끼었으나 동해쪽은 쾌청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오른쪽과 왼쪽의 전혀 다른 기상 상황을 보며 걷게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힘겨루기에서 차거운 공기가 승리한다.

서북능선의 좌우에 모두 검은 구름이 끼어든다.

설악산 전체를 검은 구름이 깔리더니 설상가상으로 작은 우박이 내리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너덜지대에 도착하다.

비박배낭의 무게 탓에 중심이 흔들려 조심조심 너덜지대를 통과하다.

게다가 바람도 강해 잘못할 경우, 돌과 돌 사이에 빠질 수도 있었다.

그리고 간혹 우박이 내리기도 하고 서쪽에서 서북능선을 넘어 빠르게 동쪽으로 가는 운무가 우리를 뒤덮었다.

어떤 순간엔 운무가 내 온몸을 감쌌다가 오른쪽으로 날아간다.

머리를 들어 보니 운무가 화살보다 빨리 날아가고 있다.

5미터 앞이 잘 안 보이는 순간이 10여 분 이상 이어졌다.

 

 

 

 

 

 

 

 

손에 잡힐 듯한 귀때기청봉을 향해 끝없이 펼쳐진 너덜지대.

 

 

 

 

 

 

 

 

 

 

 

 

 

 

간혹 어둠이 걷히면 설악의 속살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다.

 

 

 

 

 

 

 

 

 

 

 

 

 

 

 

무릎이 시큰거린다.

어젯밤 배낭을 꾸릴 때 무릎보호대 뺀 것을 후회하다.

 

 

 

 

 

 

 

 

 

 

 

 

 

 

 

숱한 산행객들이 오고갔을 그곳에서 등산화에 밟혀 죽지 않고 꼿꼿이 살아 있는 꽃.

 

 

 

 

 

 

 

 

귀때기청봉(1577).

설악은 대청 중청 소청의 삼형제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 봉우리가 맏형인 대청(1708)한테 대들다가 귀싸대기를 맞고 멀찍하니 쫒겨났다는 흥미있는 전설.

이곳에서도 비박을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좀더 진행하기로 하다.

 

 

 

 

 

 

 

가리산과 점봉산 방향에서 운무가 걷히며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다시 한 번 운무가 능선을 넘고 있다.

 

 

 

 

 

 

 

 

 

 

 

 

 

 

때론 보통인 풍경도 카메라의 장난으로 멋진 풍광으로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아름다운 풍경은 사진기로 아무리 노력해도 온전하게 담아낼 수가 없다.

서북능선을 넘어가는 운무의 풍광이 그러했다.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 방향에 하늘 길이 열리고 있다.

귀때기청까지는 설악의 속살들이 주인공이라면, 그 너머는 가리산 방향이 주연이다.

 

 

 

 

 

 

 

 

 

 

 

 

 

 

 

 

 

 

 

 

 

 

 

 

 

 

 

 

 

되돌아본 귀때기청봉

 

 

 

 

 

 

 

가야할 길

 

 

 

 

 

 

 

저녁의 붉은 기운과 단풍이 어우러져 묘한 색깔을 뿜어내고 있었다.

 

 

 

 

 

 

 

 

 

 

 

 

 

 

 

 

 

 

 

 

 

귀때기청봉 너머 비박하기 좋은 곳, 몇 곳을 지나친 다음, 이곳에서 비박배낭을 내려놓다.

 

 

 

 

 

 

 

 

바람이 분다.

서울을 떠날 때 확인한 오늘 밤 최저 기온은 영도, 게다가 바람은 초속 7-8이다.

무척 춥다.

아직 겨울 날씨에 적응을 못했는데...... 술 몇 잔을 나누어 먹다 나는 그냥 나가 떨어졌다.

아니,추워서 그냥 침낭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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