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18(일)
비박지 출발(2:00)_ 콘테이너 하우스(3:12)_ 대보리 버스종점(4:00)
어젯밤 비가 내렸다. 잣나무 숲에 일단 걸러진 후, 텐트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자장가 되어 기분 좋은 밤을 보냈
다. 비가 오는데 청승맞게 무슨 비박이냐 싶지만, 가을비 정도는 오히려 비박산행의 낭만을 돋구어 준다. 눈을 뜨
고 텐트 문을 걷었을 때, 이미 비는 그쳤고, 진한 숲향기가 코를 진동했다.
눈을 뜨고 텐트 문을 연 후 바라보는 비박지의 모습은 늘 싱그럽다.
텐트 밖으로 나오니 어제와는 전혀 다른 기온이다.
전형적인 가을 기온이다. 비가 온 탓에 쌀쌀하기까지 하다.
집에 안부 전화를 하려니 전화가 전혀 터지지 않는다.
어젯밤 비의 흔적들.
아쉽게도 텐트 안 두 곳에 약간의 물이 고였고, 침낭 한 쪽이 촉촉하다.
그래도 가을비는 타프 없이도 견딜 수 있는 비다.
아침식사.
지난 가리산 비박산행시 일행이 갖고 온 멸치 칼국수에 매료되었다.
해장을 돕는 시원한 국물맛에 기름기가 없어 기호 라면이 되었는데,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그 짠 맛이 마음에 걸린다.
식사를 끝내고 산책을 할 즈음, 햇살이 잣숲으로 은빛날개를 달고 퍼져 나갔다.
벌써 12시다. 그래도 하산이 바쁠 것 없는 우리는 낮잠을 잠시 즐기다.
1시 반경 다시 눈을 떴다.
비박을 왔던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미 철수를 했다.
비박지를 떠나며.......
하산하는 길은 계곡과 계속 함께 한다.
돌맹이나 바위 위를 타고 흐르던 물이
누워서 또는 또는 번지 점프를 하며 떨어져 작은 동네를 이루었다
다시 아래로 아래로 흘러가기를 10여 회 반복한다.
등산화를 벗기 싫어하는 산행객들은 때로 아슬아슬하게 나무나 바위를 잡고
그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그대
가슴으로 살지니
더 많이 느끼고
덜 생각하고
더 감성적이고
덜 논리적이 되어라
그대
가슴으로 살아갈 때
그대의 삶은
그 자체로 기쁨이 될지니.
_ 오쇼 라즈니쉬의 틈 中에서
콘테이너 하우스.
근처에 건축자재들이 널부러져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우리가 흔히 계곡 유원지에서 볼 수 있는 간이 음식점을 지을 요량인 모양이다.
워낙 교통편이 좋지 않아 청정계곡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
아마 내년쯤이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가령랜드 입구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가 대금산
대보리 버스종점.
산행기점인 윗두밀에서와 마찬가지로 버스 시간이 편하지 않다.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현리까지는 8000원, 그러나 현리에서 서울로 가는 길이 너무 지루하다.
청평역으로 향했다(2만원).
아주 오랫만에 닭갈비를 먹었는데, 깜짝 놀랐다.
경춘선이 열리면서 가격도 많이 오르고, 양도 적어졌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그 현장을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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