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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비박산행

방태산 아침가리골(조경동계곡) 비박 산행 1일

 

 

2010.8.4(수)

 

 

후배들과 함께 방태산 아침가리골에 다녀왔다. 11시에 만나 잠실을 출발, 홍천에서 점심을 먹고, 인제군 방동 1리 갈터 쉼터에 도착한 시각은 3시 30분. 갈터 쉼터 앞에 주차하고, 콜 택시를 불러 방동약수를 지나 산불 감시초소에 도착한 시각은 4시 8분이다(택시비 25,000원). 그후 4,50여 분 임도를 따라 걸으면 아침가리골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 밑에서부터 보통 아침가리골 트레킹을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면 작은 매점 하나가 있고, 그 옆에 농가 한 채가 있다. 서울을 출발할 때 원래 계획은 여기서 더 들어가  폐교가 된 방동초교 조경동분교까지 가 보고, 또 한 채가 더 있다는 농가도 보려 했다(현재 아침가리골에 남아 있는 농가는 딱 두 채다). 그러나 이제 막 트레킹 맛을 들이기 시작한 후배들이 그냥 주저앉으려는 분위기다. 매점에서 막걸리에 민물고기 튀김으로 즐거움을 나눈 후,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내려가며 적당한 비박지를 찾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만났다. 싸이트를 구축한 후, 싸이트 바로 앞에 있는 계곡에 풍덩 맨몸을 던졌다. 날씨가 워낙 더웠던 탓인가. 물은 맑았지만 생각보다 차겁지 않고 딱 알맞다. 시원하게 땀을 식힌 후, 저녁을 먹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하늘엔 별이 있고, 앞엔 맑은 물이 흐르고, 귓가엔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 소리가 있고, 옆엔 벗들이 있고, 손엔 술잔이 있으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 있으리오.

 

 

 

 

 

 

 

 갈터 쉼터 주차장에서 내려다 본 아침가리골. 내일 있게 될 트레킹의 종착점이다.

 

 

 

 

 

 

 

 

 보통 안내산악회 버스는 방동약수까지만 오른다. 차를 돌릴 공간이 이후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40여 분 이상 아스팔트길을 걸어 이곳까지 와야 한다.

 

 

 

 

 

 

 

 

 임도길. 4륜구동차를 탄 사람들이 가끔 지나간다. 그들은 이 길을 따라 홍천군 내면 월둔리까지 갈 수 있다. 우리가 갖고 간 차량도 4륜 구동이다. 따라서 이 길을 따라 다리까지 간 후, 비박만 하고 철수할 수도 있었다. 차량 소유자인 후배는 오프 로드를 즐기는 녀석이라 아마 마음속으로 그러기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칡꽃. 따서 먹으며 걷다.

 

 

 

 

 

 

 

 

 시멘트길이 나오기도 한다.

 

 

 

 

 

 

 

 

 

 

 

 

 

 

 

 

 아침가리골을 가로지르는 다리, 조경동교.

 

 

 

 

 

 

 

 

 다리 옆 농가가 재배하는 밭.

 

 

 

 

 

 

 

 

 매점에서.......민물고기 튀김 맛이 일품이다.

 

 

 

 

 

 

 

 

 비박지를 찾아.......

 

 

 

 

 

 

 

 

 

 

 

 

 

 

 

 

 계곡을 건너 매점이 보인다. 정식 이름은 '아침가리골 쉼터'.

 

 

 

 

 

 

 

 

 

 

 

 

 

 

 

 

 

 

 

 

 

 

 

 

 

 

 

 

 

 

 

 

 좋은 비박지를 발견하다. 그러나 두 가족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이 철수한다. 소개비 없이 명당 자리를 얻게 되다.

 

 

 

 

 

 

 

 

 비박지 앞의 계곡물. 거울같이 투명하다. 깊은 곳은 사람 키를 넘긴다.

 

 

 

 

 

 

 

 

 

 

 

 

 

 

 

 

 후배가 갖고 온 콜맨 타프(4인용) 밑에 나는 인테그랄디자인의 버가비비로 잠자리를 마련했고, 다른 두 후배는 침낭만 깔았다. 지대가 높은 탓인지 모기는 거의 없었다.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간다

버릴 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 걸

바라봐야 할 시간           

 

- 류시화,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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