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5.14(금)
처음으로 영남알프스 종주를 했다.
영남알프스 비박 종주 계획을 친구한테 처음 들었을 때,
약간은 망설였다.
아직 비박 배낭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콧물 감기로 몸이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회가 있을 때 따라 나서는 것이 좋을 듯 싶어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만나기로 한 장소는 경남 밀양의 표충사.
밀양으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 보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서울에서 밀양까지 직접 가는 버스가 없었다!
결국 1시 50분 열차를 타고 밀양으로 향해 4시 10분에 도착했다.
춘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 몇이 부산을 거쳐 8시 쯤 표충사로 온다.
나는 밀양 역 앞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얻어 밀양 거리를 걸었다.
특히 영화 '밀양'의 촬영지를 중심으로.
표충사에 도착했을 때도, 춘천 팀이 오기에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표충사 경내를 구경하고 저녁을 먹고......춘천 친구들을 만나고......
그리고 표충사 앞 야영장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
밀양역. 역 광장 한켠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관광 안내책자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는데, 밀양 촬영지 안내 책자는 없다.
안내원에게 묻자 웃으며 서랍에서 조심스레 꺼내 준다.
밀양역 자체가 촬영지의 하나.
아들을 잃고 방황하던 전도연이 길거리 전도를 다른 신도들과 함께 하던 곳.
그녀는 신앙을 통해 구원을 얻으려 하지만......신앙은 전혀 빛이 되지 못한다.
밀양(密陽)......secret sunshine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이 도시의 이름이 지닌,
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뜻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금년 칸 영화제에 이창동 감독이 영화 '시'를 들고 나타났다.
국내에선 영화 '하녀'가 관심을 더 보이는 듯하나,
어찌 이창동 감독의 작품과 비교할 수 있으리오.
좋은 결과가 있기를!
영화에서 전도연이 운영했던 피아노 학원, 다녔던 교회를 중심으로 전도연 거리가 있다.
물론 송강호가 운영했던 카센터 근처에는 송강호 거리가 있다.
바로 그 피아노 학원.
안에서는 영화와 관련된 여러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전도연이 머리를 자르던 곳, 가위 든 남자.
소설이든 영화이든 여자가 머리를 자르는 장면은 심경의 커다란 변화를 암시한다.
밀양역에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으며 촬영지를 보고자 했다.
그러나 표충사 가는 버스 시각까지 걸을 상황이 되지 않았다.
택시를 불러 타고, 기사에게 송강호가 나오는 카센타를 가자고 하니 이곳으로 데려갔다.
송강호의 자연스러운 또는 능청스러운 연기가 떠올랐다.
촬영지 표시가 다른 곳들은 있었는데 여기는 없었다.
기사가 그냥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어떠냐며 2만 5천원을 요구한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2만원으로 내렸다가 다시 1만 8천원으로 수정한다.
결국 내릴 때 2만원을 주었다.
표충사 주차장에 내려 절로 가는 길.
표충사 입구
내일부터 걸을 산줄기가 보인다.
부처님오신날이 멀지 않았다.
사명대사의 충혼을 모신 사당
이 사당을 모시면서 사찰 이름도 표충사가 되었다.
표충사 주차장과 매표소 중간에 야영장이 있다.
한켠에는 오토 캠핑을 온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도 그 옆 야영장에서 비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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