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에서 연화도까지는 채 30여 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잔잔한 물결을 헤치고, 작은 섬과 섬들을 지나, 연화도에 도착했다.
연화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섬을 일주하는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선착장에 서면 코스의 양쪽 끝이 보인다. 우리는 여기서 오늘 아침 서울을 출발한 회원들과 합류해, 식구가 아홉 명으로 늘어났다. 잠시 막걸리와 마른 새우로 휴식을 갖고 출발.
왼쪽에 있는 연화사 입구에서 출발했다. 잠시 후 나타나는 팔각정. 그리고 비박지를 찾기 위해 몇 사람들이 나섰다. 그러나 좋은 곳은 이미 다른 팀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팔각정 바로 밑 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잡고 보니 이 자리도 괜찮다.
아래 주차된 차량에 먹을거리가 있어, 회원들이 내려갔다. 나는 비박지에서 트레킹 코스를 따라 더 걸어 보았다. 눈을 의심케 하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앞으로 나아갈 수록 더 장관이다. 그러나 기다리는 회원들 때문에 대바위 지점에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통영에서 준비해온 해산물로 저녁을 먹으며 술자리가 벌어졌다. 주 메뉴는 문어 세 마리다. 해산물 요리에 경험이 많은 회원이 짧게 삶아 내놓는데, 그 맛이 기막히다. 술이 몇 잔씩 건네지며 기분 좋게 시간을 보내는데....... 다른 비박팀과 어울린다고 회원들이 일어선다. 나는 그냥 짐을 지키기로 하고, 그 자리에 퍼질러 앉아 술을 마셨는데....... 그 후론 기억이 없다.
욕지도를 떠나면서
구글에서 본 연화도
연화도 선착장
오늘의 비박지에서 바라본 바다. 앞에 잡목이 있어 시야가 조금 가리고, 텐트를 칠 바닥 일부에 가시나무가 있는 것 빼고는 괜찮았던 곳.
맨 앞이 나의 인테그랄디자인사의 웨지 비비(integraldesigns wedge bivy). 옆에 있는 것이 바우데의 울트라 호건.
비박지를 떠나 트레킹 코스를 걷다. 바로 이 지점 밑에 바다를 바라보며 해벽 위에 텐트를 칠 수 있는 곳이 있다. 다른 팀이 먼저 선점했다.
순대 속 같은 세상살이를 핑계로
퇴근길이면 술집으로 향한다
우리는 늘 하나라고 건배를 하면서도
등 기댈 벽조차 없다는 생각으로
나는 술잔에 떠있는 한 개 섬이다
술취해 돌아오는 내 그림자
그대 또한 한 개 섬이다
_신승배, 섬
'산과 길 > 비박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남알프스 종주 비박 산행 1일 (0) | 2010.05.18 |
---|---|
욕지도_ 연화도_ 거제도 비박 트레킹 둘째날 (0) | 2010.05.06 |
욕지도_ 연화도_ 거제도 비박 트레킹 첫째날(1/2) (0) | 2010.05.04 |
축령산 비박 2일 (0) | 2010.04.07 |
축령산 비박 1일 (0) | 2010.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