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2007.10.13(토)
*산행코스* 성삼재휴게소(3:50)_ 노고단언덕(4:40)_ 피아골삼거리(5:40)_ 임걸령(5:59)_ 노루목(6;41)_ 삼도봉(7:21)_ 화개재(7:40)_ 연하천대피소, 점심(10:15_11:00)_ 벽소령대피소(1:56)_ 선비샘(2:16)_ 칠선봉(3:28)_ 세석대피소(5:10)
*산행시간* 13시간 20분
두 달만에 다시 지리산종주에 나섰다.전에는 산친구들과 함께 했지만 이번에는 고교 동기 다섯과 함께 나섰다.그리고 전에는 기차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다녀왔지만 이번에는 안내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12일 금요일 밤 10시 40분,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버스가 출발했다.충남 금산의 인삼랜드 휴게소에 들렸다가 지리산 뱀사골 입구인 반선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2시 20분. 여기서 아침을 먹었다.그리고 3시에 출발해 40분 경, 지리산 종주의 출발지점인 성삼재휴게소에 도착했다.국립공원의 야간산행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어서 4시 전에은 산행을 할 수가 없다.3시 50분 휴게소를 출잘, 첫 목적지인 노고단 언덕으로 향해 올랐다.중간에 노고단 대피소를 거치게 된다.
반선의 식당가
성삼재휴게소.꽤나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르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노고단언덕......언덕에 올라서면 오른쪽에 노고단이 있고 앞으로는 종주길과 반야봉이 있다.그리고 왼쪽에는 돌탑이 있고, 뒤로는 화엄사의 구례읍이 있다.칠흑같은 어둠이 깔려 그 어느 것도 눈으로 볼 수가 없었다.단지 뒤로 돌아서니 구례읍의 불빛이 신호를 보낸다.
노고단언덕을 넘어 임걸령으로 향한다.종주길 가운데 가장 편한 길이라는 임걸령으로 가는 길.참나무 숲길이다.흙 밖으로 튀어나온 뿌리와 잔돌들 때문에 조심조심 걷는다.야간 산행은 한낮 산행에 비해 다소 빠르게 진행된다.좌우의 경관을 살피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임걸령. 이 곳에 물맛 좋은 임걸령샘이 있다.임진왜란 이후에 임걸년이란 도적이 지리산 반야봉을 중심으로 활약을 했다.그는 지리산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그가 의적이라는 말도 있으나 확실치는 않다.
임걸령을 거쳐 노루목으로 가는 길에서 아침을 맞이했다.시민박명(사람의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옅은 빛이 나타나는 해 뜨기 25분 전)을 노루목으로 가는 잡목지대에서 마주했다.적당한 곳이 없어 아침해가 선사하는 멋진 색깔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다.노루목에 올라섰을 때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였다. 만일 지리산 종주 중 반야봉에 가려면 이 곳에서 왼쪽 방면으로 방향을 틀어 가야 한다.우리 일행 중 둘은 나중에 벽소령대피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반야봉으로 향했다.그러나 나는 그냥 앞으로 나갔다.
삼도봉......이 지점이 전남북 그리고 경남이 만나는 곳이다.이 곳의 암괴 모양이 낫날 같다 하여 한때는 날라리봉이라 했었다.삼도가 맡나는 지점이라 하여 삼각 모형의 쇠붙이를 박아 놓았는데 산행로 한가운데에 이런 위험물이 있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화개재로 넘어가는 계단.500개가 넘는다고 한다.이 계단을 내려서면 화개재가 있다.
화개재......영남과 호남의 상인들이 이 고개를 넘나들며 장사를 했다고 한다.이 곳 화개재와
벽소령은 옛날부터 길이 트였던 곳이다.이 곳에 이르면 길다란 벤치가 있어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기에 안성맞춤이다.그냥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이 곳에서 숨을 고른다.
금년도 단풍은 근래 들어 비가 많고 해가 자주 숨었던 탓에 제맛이 안난다.
지리산은 겉에서 보면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을 갖고 있다.그러나 산행로 곳곳에 잔돌들이 많다.
연하천대피소.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지리산의 대피소들이 주로 능선 상에 있는데 비해 이 대피소는 숲 속에 숨어 있다.여기서 점심을 먹었다.출발 전 친구가 싸 준 삼각김밥이 있었기 때문에 점심을 간략히 먹을 수 있었다.두 달 전에도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지금도 공사 중이다.풍부한 수량의 샘이 있다.그리고 이 대피소를 지나면 고산지대답지 않게 조그만 내가 흐른다.우리는 그 냇가에서 점심을 먹었다.
확실히 두 달 전 왔을 때보다 산행길이 수월했다.여름과 가을의 차이였다.날씨도 선선했고, 색깔이 곱지는 않지만 그래도 알록달록 여러 빛깔을 내고 있는 산이 눈의 피로를 덜해 주었다.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난 집을 떠나 길 위에서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_____류시화, 길 위에서의 생각
가야할 능선길이 갈 짓자로 뻗어 있다.저 능선길 끝에 가장 높은 봉우리가 천왕봉이고,벽소령대피소가 능선길 중간 움푹 파인 곳에 보인다.이 능선길은 오르내리막길이 쉼없이 반복하는 구간이다.한국 전쟁 당시 빨치산과 토벌대의 전투가 격렬했던 곳으로 소위 '피의 능선'이다.이 날 함께 한 친구 가운데 하나는 이 길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대피소가 손에 잡힐 듯 하면서도 끝없이 걷는 길이 지겨워 힘에 부쳤다고 한다.
벽소령대피소.지리산10경 중 '벽소명월'로 유명한 곳이다.이 곳에서 잠을 자야 명월을 눈으로 확힌할 텐데, 아마 그럴 기회는 없을 듯 싶다.이 곳에도 샘이 있기는 하나 물의 양이 적고 물맛이 좋지 않다고 한다.나에게 있어 벽소령대피소의 상징은 대피소 입구에 있는 빨간 우체통이다.우리는 여기서 20여 분 쉬면서 체력을 보충했다.그리고 나는 여기서 뜻 밖의 사람들을 만났다.전에 몇 번 산행을 함께 했던 인터넷 동호회 사람들이다.백두대간 종주 중 이 곳을 지나간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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