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9.15(일)
7시가 되기 직전 잠에서 깨 밖으로 나오니 온 세상이 안개로 자욱하다.
가랑비가 지나 간 것처럼 텐트는 촉촉하게 젖어 있다.
아침 식사를 하기 전 정상에 먼저 다녀오기로 한다.
이른 아침이라 산객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산행객 보기가 힘들리라.
비가 곧 쏟아질 듯한 날씨다.
정상 옆 데크에 서니 바람이 강하다.
아침을 먹자마자 텐트를 걷는다.
축축하게 젖은 텐트를 비닐로 봉하고 배낭에 넣는다.
가을비는 무섭지 않다. 그래도 비 소식이 없어 전혀 대비를 안 하고 왔기 때문에 서둘렀다.
야영지를 벗어날 때 쯤 하늘이 개기 시작한다.
비가 온 뒤의 조망, 심심하지가 않다.
행글라이더장에 오니 장비를 갖추고 올라온 사람들이 꽤나 보인다.
저 멀리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싣고 트럭이 올라오고......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아서인지 준비들만 하고 있다.
저 멀리 구름 사이로 백운봉과 용문산 주능선이 살짝 얼굴을 내민다.
어제는 날씨가 흐려 억새도 우중충했으나 오늘은 햇빛을 받아 은색이 살아난다.
그렇지만 아직 완전하게 여물지는 않았다.
며칠 더 있어야 은빛 비늘이 하늘로 튕길 것이다.
지도를 켜 본다.
생각보다 차가 밀리지 않고 있다.
잠시 그늘에 앉아 용문산 정상을 바라보며 숨을 돌린다.
돌아보니 아직도 하늘을 나는 친구들은 없다.
배너미 고개(설매재)에 도착한다.
출입문 너머에서 ATV 굉음이 요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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