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3.23(토)
남들은 꽃구경하러 남으로 남으로 향한다.
그러나 인파에 치이는 것이 싫은 우리 부부는 강원도 봉평으로 나들이를 간다.
봉평으로 향하는 길, 시원하게 길이 뚫렸다.
그런데 원주를 지날 즈음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상한 물체와 맞닥뜨렸다.
우린 처음에 이것이 꽃가루인 줄 알았다. 아니, 3월에 무슨 꽃가루?
그런데 자세히 보니 3월 말에 내리는 눈이었다.
이게 무슨 횡재람?
미가연.
검색을 통해 우연히 알게된 막국수집.
물론 정통막국수는 아니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맛만 있으면 이름인들 무엇이 중요한가.
육회막국수, 기분 좋게 한 그릇 해치운다.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서울을 떠날 때 대관령삼양목장에 들릴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그냥 밀고 나간다.
그러나 정상에 서도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상태,
고민하다 정문에서 뒤돌아 나오며 하늘목장에 들렸지만 여기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따라 나선다면 들어가겠는데 모진 바람이 불어 아내가 차에서 내릴 생각을 안 한다.
봉평으로 다시 철수한다.
봉평으로 들어서니 완전 딴세상이다.
하늘은 푸르고 지상은 설국이다.
환상적으로 가는 겨울과 이별의 시간을 갖는다.
이효석문학관 입구.
문학관 내부에선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봉평은 메밀꽃 피는 계절이 최고의 관광 시즌이리라.
비록 메밀꽃 없는 오늘이지만 우리는 소금을 뿌린 듯한 눈꽃을 봉평에서 맞는다.
효석이 감성을 우리도 느낀다.
흥정계곡을 따라 오늘의 숙박지 허브농원으로 향한다.
역시 아름답다.
우리나라에서 오염되지 않은 몇 계곡 가운데 하나다.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한 풍경이 이어진다.
숙소는 생각보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편하고 따스하다.
저녁으로 제공된 허브닭요리, 상당히 만족한다.
게다가 밑반찬 하나 하나 모두 맛깔난다.
숙소에서 제공한 와인 g7 대신 우리가 갖고간 뻬스께라 레세르바를 곁들여 식사를 한다.
밖 풍경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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