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9(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짐을 숙소에 맡긴 후, 신시가지로 향한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프라하의 모든 것이 눈에 박힌다.
신시가지다. 바츨라프 광장을 중심으로 잘 짜여져 있다.
광장이라기보다는 대로의 느낌이 강한 곳.
이곳에 바츨라프 기마상이 세워져 있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 동상을 찍지 않았다.
그는 9세기 말 체코의 왕으로서 기독교를 전파하고 백성을 위한 통치를 해,
사후 성인으로 추앙받는다.
1963년에 시작된 체코의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은
1968년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바라샤바 동맹군의 침략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이듬해 프라하 대학생 하나가 동상 앞에서 분신자살하면서 다시 타오른다.
소련의 탄압으로 결국 그 운동은 막을 내렸지만,
후일 러시아연맹이 깨지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 끝에 바츨라프 동상이 있다.
광장 끝 곁에 쇼핑몰인 테스코가 있다.
아내가 찾는 물건이 없다.
마침 쇼핑몰에서 만난 우리나라 젊은 부부와 한참 정보를 교환하더니,
어느곳으로 가자고 아내가 재촉한다.
구글 지도로 찾아 보니 우리가 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바로 이곳, 지아자 화장품 가게다.
우리가 들어섰을 때 두 팀이 있었는데 모두 한국인이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찾는다.
정들었던 구시가지, 카를 다리와는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프라하와 이별한다.
우리는 떠나지만 설렘 가득한 새로운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비 내리는 프라하.
서울을 떠날 때 설렜던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놓고 떠난다.
11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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