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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백패킹

제주도 백패킹 2일(2) 곽지해변에서의 야영


2018.4.21(토)








정자에서 점심을 얻어 먹고 다시 길을 나선다.

특징이 있는 길은 아니다.

왼쪽으로 펼쳐진 바다를 쉼없이 바라보며 길을 걷는다.





























해변 풍광 좋은 곳마다 정자가 하나씩 서 있다.

간간히 올레를 걷는 사람들이 내 곁을 스쳐 지나간다.

























































오른쪽 검은 시설물에 커피숍이 있다.

정신이 번쩍 든다.


















커피숍 이름은 토르투가, 거북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근처에 거북등대가 있고 이곳엔 토르투가가 있다.

이디오피아산 드립커피의 맛이 만족스럽다.

오랫만에 찾은 객이라서 그런지 주인이 반갑게 맞이한다.





























4시 15분, 곽지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첫인상은 대실망.

누군가의 글에서 협재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른쪽 차량들 뒤 야자수 아래 야영장이 있는데 협소하고 그림이 안 좋다.

협소한 만큼 찾은 사람의 수도 적다.

















나는 과감히 앞으로 나와 해변에 텐트를 세웠다.

내 옆에도 두 동이 있었는데, 제주 거주자들인지 밤에 철수를 한다.

이날은 토요일인데도 백패킹으로 온 사람은 나 혼자 뿐,

대부분 지역민들이 바람쐬러 야영 나온 폼이다.














































































오늘 이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것인지를 나중에 깨닫는 경우가 많다.

어제 80점 준 노을을 오늘에서 생각해 보니 1000점이었다.

내일 비가 올 징조인가, 노을이 시원치 않다.


















한켠에 있는 노천탕. 물론 몸을 담근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도 노을이 미안한지 작별을 하는 마지막 순간,

모든 것을 불태우고 사라진다.



























저녁거리 찾아 삼천리.

편의점에 들어가 한라산 하나를 사며 근처에 흑돼지 살 수 있는 곳이 있느냐 물으니 없단다.

미심쩍어 큰길가로 나오니 커다란 슈퍼가 보이고 안에 정육점이 있다.

그러나 정작 고기는 사지 않았다.

 초여름 날씨였던 탓에 상당히 지친 상태다.

돼지고기 굽는 것조차 귀찮다.


















일식집을 발견하고 들어갔으나 포장은 안 된단다.





























결국 편의점 주인 소원대로 깡통으로 배를 채운다.

올해 처음 맞이하는 초여름 날씨라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제주도 백패킹 둘째날은 이렇게 곯아떨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