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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길/백패킹

굴업도 백패킹 1일


2018.3.30(금)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9시 10분.

굴업도로 떠난다.

들잠을 자는 사람들 너나할 것 없이 다녀온 곳, 굴업도.

그러나 나에게는 첫 걸음이다.

2,3일 전 자유새와 통화하다가 갑자기 결정된 굴업도 백패킹이다.

오래 전부터 가 보아야지 생각했지만,

배편에 대한 귀찮음 때문에 결정 장애가 있었다.








































덕적도.

일단 덕적도에서 내려 잠시 기다리다 배를 갈아타고 굴업도로 향한다.

그 섬으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다.

작은 섬을 돌고 돌아 간다.

하루는 돌아가고 하루는 먼저 들린 다음 작은 섬을 돈다는데,

오늘은 돌고 도는 날이다.

아침에 일찍 집을 나서는 바람에 잠이 부족하다.

배에 누워 단잠을 잔다.








































옅은 해무 속에서 굴업도가 나타난다.

왼쪽 끝 지점에 우리는 텐트를 세울 것이다.

굴업도는 멀리서 보아도 백패킹을 하기 편한 곳이다.






























오후 2시, 먼 섬이 아닌데도 장장 5시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다.

부두에 소형 트럭들이 줄을 이었다.

육지에서 갖고 온 물건들을 옮기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타고 온 것들인데,

어느 트럭이나 부탁하면 마을까지 태워다 준다.

물론 걸어가도 15분 정도면 닿는다.

몇 번 왔던 사람들은 그냥 걸어가는데, 초짜인 우리는 얻어 타고 간다.

백패커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전 이장댁 트럭은 이미 만원인 상태.






























스무 채 정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입구의 빨간 지붕집이 백패커들에게 잘 알려진 전 이장 서씨네다.

점심을 먹으려 하니 3,40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미리 전화하지 않아 새로 밥을 짓는단다.

미리 전화한 단체객들이 먼저 식사를 하는 동안 우리는 잠시 주변을 걸었다.



















마을 앞에 펼쳐진 큰말해변.

우리는 저 해변 끝까지 가서 철망을 넘어 언덕에 오를 것이다.




























음식 재료가 일단 신선하고 주인 아내의 손맛이 좋아 맛있게 점심을 먹느다.

가격은 9천 원, 조금은 비싼 편이다.



















처음부터 언덕으로 올라 걷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는 큰말해변에서 중간 허리로 오르는 방법을 택했다.

내 허리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원래 이곳은 모 기업에서 골프장을 지으려던 곳,

출입 금지 표시로 철망을 쳤으나 저 금줄을 넘어가도 좋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오른쪽에 보이는 토끼섬.

우리가 다음날 철수할 때는 물이 빠져 본섬과 연결이 되었다.



























































이런 맛에 굴업도를 찾는다.

주위가 온통 산인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초원이 펼쳐진 곳은 찾기가 쉽지 않다.



















사슴들. 겁이 많아 다가가면 잽싸게 도망간다.

텐트 안으로 고개를 들이민 사슴을 상상했는데 이틀 동안 그런 일은 없었다.






















해변으로 다가갈 수록 백패킹을 온 텐트들이 줄을 잇는다.

우리가 간 날은 평일이었음에도 30여 명 가까운 백패커들이 있었다.

봄날은 온다.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워낙 초원이 넓게 퍼져 있어 텐트를 세우는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노을의 황홀함을 보려던 계획은 틀어졌다.

점점 짙어지는 해무에 밤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가야지 하는 마음만 있었지, 훌훌 털고 나서지 못했던 굴업도 백패킹.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여정은 아니었다.

저녁을 마치고 텐트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바람을 걱정했다.

그러나 산들거리는 정도로 기분 좋은 바람일 뿐,

손님을 괴롭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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