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18
해가 뜨기 직전 눈을 떴다.
텐트 문을 나서 주변을 돌며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모두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아니다.
산이라고 해서 모두 새가 노래를 하고 산뜻한 공기가 감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백암산은 진짜 산이다.
새가 새벽부터 요란스럽게 지저귀고 산소 풍부한 공기가 주변을 맴돈다.
다른 때 같으면 텐트 안으로 들어가 눈을 한 번 더 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햇볕을 바로 받아내는 곳, 아침식사를 일찍 마친다.
아침 9시 모든 준비를 끝내고 하산을 시작한다.
가령폭포를 기준으로 왼쪽 코스다.
이 산이 자연 그대로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상당히 오랜 세월 군사보호 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모양이다.
산행로 곳곳엔 아직도 국방부 팻말과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그 덕에 우리는 살아 있는 숲을 걸었고 그곳에서 잠을 잤다.
다시 가령폭포.
상당히 무더운 날이다.
그러나 산 전체가 숲이 울창해 어제와 오늘 걷는 내내
하늘의 태양과 마주하지 않았다.
행복한 걸음이다.
계곡 하류 숲을 비집고 들어가 금년 들어 처음으로 탁족을 하고 몸을 씻었다.
차가운 기운에 이 순간의 무더위를 잊게 한다.
금년 여름엔 얼마나 많은 비박산행을 하며 계곡에 발을 담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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