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P/시

세월 // 도종환

 

 

 

 

2011년 6월 원적산에서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꽂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NP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혁명 // 이영혜  (0) 2013.11.15
가을 // 정호승  (0) 2013.11.08
그리움 // 유치환  (0) 2013.10.11
천불동 가을// 권경업  (0) 2013.10.04
동강, 저 정선 아라리 // 문인수  (0) 201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