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월출산에서
혁명은 피를 봐야 한다
때가 되자 가을은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세상을 뒤집어 엎었다
사방 핏빛이다
혁혁한 공을 세운 단풍나무
우쭐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이제 그가 왕 노릇하겠다
날이 갈수록 추종자 늘어나니
사철 푸른 소나무의 곧은 혈기도
지금은 물러서서 기다림을 배워야 할 때
권력의 본질은 원래 물거품이다
부르르 끓어오르다 이내 사그러드는
제 아무리 불로초를 먹었다 해도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푸른 새 힘을
어찌 당할 수 있을까
부스럭부스럭 어디선가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저것 봐라
벌써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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