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4.24(수)
6시 45분 소피아 미술관 앞
공식 이름은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 센터,
일반적으로 소피아 미술관이라 부른다.
18세기에 세워진 종합병원을 개축하여 1990년 미술관으로 오픈하였다.
기존 건물 보존을 위해 건물 밖에 설치한 투명 엘리베이터가 인상적이다.
전시실은 2,4층에만 있는데
프라도 미술관과는 달리 현대 사조의 미술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카메라의 배터리 아웃으로
갤럭시 노트2 촬영.
7시부터 9시까지 무료 입장.
공짜표는 우리만 좋아하는게 아니었다!
이 미술관에서 단연코 관심을 받는 작룸은 피카소의 '게르니카'다.
1937년 4월 26일,
스페인 북부 바스크의 작은 마을 게르니카는 장날이었다.
평화로웠던 이날,
어디선가 나타난 독일 비행 편대는 오후 4시부터 장장 4시간 동안
약 50톤의 폭탄을 퍼붓는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마을 주민들은 추풍낙엽처럼 나뒹굴었다.
프랑스 내전을 치르며 힘에 겨웠던 프랑코는 히틀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암암리에 세계대전을 준비하고 있던 히틀러는 그 요청을 수락하고
새로 만든 폭탄의 실험 기회로 삼는다.
게르니카의 비극은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당시 피카소는 파리에 있었다.
그해 6월 파리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리게 되어 있었고,
그는 스페인관 벽화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고 있었던 상태다.
무엇을 그릴까 고심하고 있던 중, 이 참변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이 비극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 박람회장으로 보낸다.
박람회가 끝난 후 이 그림은 프랑코 군부의 독재에 항거하는 뜻으로
피카소의 의지에 따라 고국행을 거부한 채, 뉴욕 근대 미술관에 대여된다.
그후 프랑코가 사망하자, 피카소 상속자들의 동의를 얻어, 피카소의 유언에 따라
이 그림은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러나 프라도 미술관은 19세기 이후 작품은 소장하지 않는다는 전통이 있다.
결국 프라도 미술관 별관에서
피카소 탄생 100주년인 1981년 10월 25일을 기념하여 입주식을 치른다.
그후 1992년 보관상의 문제가 다시 제기되었고,
스페인 당국은 이 작품을 현대 미술 작품들의 집합소인 이곳 소피아 미술관으로 옮긴다.
그리고 의회는 이 작품이 스페인을 영구히 떠나지 못한다는 법을 제정한다.
피카소가 게르니카의 비극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신문에 보 된 흑백 사진이었다.
당시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이 그림은 흑 백 회 갈색의 무채색으로 그려졌다.
소피아 미술관과는 관계 없지만,
우리나라와 연관이 있고 게르니카를 연상시키는 피카소의 또다른 작품이 있다.
이름하여 Le Massacre En Coree 한국에서의 대학살이다.
1950년 10월에서 12월 사이, 황해도 신천군에서는 양민들이 대량 학살당한다.
가해자는 미군과 그 세력을 뒤에 업은 우익 보수 청년단원들이다.
이 소식은 전세계에 알려졌고,
당시 한국전쟁에 대해 비판적이던 프랑스 공산당은 기관지를 통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그때 기관지의 청탁을 받고 그린 피카소의 그림이다.
좌익쪽에선 가해자의 신분이 드러나 있지 않아,
우익쪽에선 제 발이 저려,
결국 양쪽으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피카소로서는 아마도 전쟁의 비극이라는 보편적인 슬픔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쉽다.
만일 이 그림을 우리나라가 소장하고 있다면,
육이오 전쟁의 비참함을 반추할 수 있는 좋은 교육자료도 되고,
나름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 하나 미술관에 갖고 있는 격이 되는데.......
이 미술관엔 후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등의 작품들도 있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던 달리의 '창가의 소녀'.
달리는 초현실주의 작가로 분류되는데, 그 사조로 넘어가기 전의 작품이다.
미술관 안에 있는 매점에서도
게르니카와 함께 이 그림에 손님이 가장 많았다.
9시 15분 마요르 광장
마드리드에서 이틀째, 그리고 이것이 마지막 밤이다.
내 삶에서 다시 마드리드의 밤이 올 수나 있을까?
광장의 낭만이 아쉽기만 하다.
솔 광장과 마요르 광장을 오가며 떠돌았다.
퍼포먼스는 밤에도 계속된다
이때 전화 벨이 울렸다. 번호가 이상하다. 받아 보니 스위스에 살고 있는 친구의 전화다.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 축구 소식을 들었다.
바에 가서 기웃거렸다. 레알 마드리드가 도르트문트에게 박살나고 있었다.
10시 30분 숙소로 돌아옴
돌아다니며 중간중간에 군것질을 했더니 배가 고프지 않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마트에 들려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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