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16(토)
비박지 출발(9:50)_ 물한계곡 주차장(12:00)
해 뜨기 직전, 눈을 떴다.
조금 있다 일어나 정상으로 가야지 생각하다 그만 눈을 감아버렸다.
아차! 하고 다시 눈을 뜨니 가장 황홀했을 순간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그래, 일출에 목을 매는 취향이 아니니 커피 한 잔 하고 나가 보자.......
진짜 황당한 일은 이때 벌어졌다.
커피 딱 한 잔을 끓이고 나니 가스가 떨어지고 말았다.
이번에 준비해 간 것은 쓰다 남은 부탄가스 한 통과 온전한 XK가스 한 통.
비박산행을 다니며 처음 겪는 일이다.
끓여 먹으려 누룽지를 이미 부어 놓았는데 쓸모없게 되었다.
에너지 바 두 개와 귤 하나로 식사를 했다.
이제 하산 코스가 걱정이다. 원래 계획대로 하기엔 조금 부담스럽다.
여러 궁리를 하다 결국 어제 오른 코스로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어제의 민주지산과 오늘의 민주지산은 다르다고 위안하면서.
그렇다면 시간이 좀 남는다. 편안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다 철수 준비를 했다.
어젯밤과 오늘 새벽에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어떤 곳에선 비행기 굉음 소리였는데, 이곳에선 탱크들이 몰려오는 듯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해가 뜨고 나니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다.
각호산 방향으로 잠시 산책을 나가기도 하고
텐트를 황금색으로 물들게 하는 태양 빛을 즐기기도 했다.
그리고 출발
다시 올라선 민주지산 정상, 일망무제라는 말에 딱 걸맞는다.
게다가 날씨가 무척 청명해 그 조망을 다 받아준다.
아침 일출 때 나와 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크게 남는다.
덕유산 방향
원래 하산 코스로 잡았던 석기봉과 삼도봉 방향.
민주지산이 다시 오라는가 보다.
가야산도 한눈에 들어오고
이런 장면을 보니, 일출 때 와 보지 못한 미련은 계속 남고.......
그래, 꼭 다시 와 떠오르는 태양을 보리.
각호산 방향
해가 점점 중천으로 향하자 석기봉과 삼도봉은 역광 속에서 점점 어두워진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로 조금 내려오면,
조그만 전망바위가 있다.
큰 아쉬움에 쪽새골 갈림길에서 석기봉 방향으로 잠시 걷다가
되돌아와 하산했다.
아니다 다를까.
하산하면서 비박배낭을 메고 오르는 10여 명과 마주쳤다. 그리고 또 10여 명.
아니 저 많은 인원들이 어느 곳에서 숙영을 할지 내가 걱정이다.
천천히 하산을 했는데도 12시에 이미 산행을 마쳤다.
석기봉과 삼도봉을 돌아와도 2시 40분 버스 시각에 충분히 맞출 수 있었다.
다시 올 생각으로 또 한번 자위한다.
엄청나게 많은 버스들이 왔지만, 하산하며 본 산행객은 저 정도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아마 삼도봉으로 오른 사람들이 더 많았던 모양이다.
교통편이 불편한 탓인지 소형 승용차들도 빼곡하다.
주차장 옆 어느 식당_ 엄마손 맛 어쩌구저쩌구 선전하는_ 에 들어갔다.
밥이 없다면서 내쫒는다.
단체 산행객이 아니면 받지 않으려는가 보다.
할 수 없이 조금 허름하지만 바로 옆에 있던 '물한식당'에 들어갔다.
엄청 친절하게 김치찌개 1인분을 주문 받는다. 미안한 마음에 더덕구이 한 접시도 주문했다.
역으로 가기 위해 기다릴 때 보니,
물한식당엔 손님이 넘치는데 그 식당은 파리를 날리고 있다.
물한리에서 2시 40분 버스를 타고 영동역에 3시 45분 도착.
4시 12분에 출발하는 새마을호를 탔다.
어제 예약한 것이 다행이다. 주말이면 표가 없어 난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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