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15(금)
터키여행 계획을 잡을 때 가장 애매했던 곳이 바로 카리예 박물관이다.
에윕 술탄 자미 앞에서 가는 방법이 확실하지 않은데다가,
박물관을 워낙 많이 가기 때문에,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확실히 정하지 않고 서울을 떠났다.
결국 시간이 남아 출국 전 마지막 순서로 잡았는데.......
완전히 대박이다.
가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곳이다.
대중교통 이용 방법이 확실하지 않아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관광객이 택시를 탈 때는 어느 나라에서나 신경이 쓰이는 법.
먼저 택시를 잡고 얼마에 갈 수 있냐고 물으니 15리라를 요구한다.
무조건 거절하고 되돌아서는데 잡지를 않는다.
미터기로 얼마가 나올지 궁금했다.
미터기로 가자고 할까?
다른 택시를 잡았다.
내가 10리라를 부르자 기사가 13리라를 요구한다.
오케이, 2리라 절약했다!
정작 목적지에 도착하니 미터기로 8리라, 속이 쓰렸다.
아무 소리 말고 그냥 탈걸.
20리라를 건넸다. 그런데 거스름돈으로 10리라를 준다. 상호이익.
터키에 와서 숱하게 박물관을 들락거렸는데, 이곳은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아담하면서 뭔가 소중한 것이 안에 있을 것 같은 분위기.
실제도 그러했다.
박물관 앞 기념품점들도 그러했다.
차분하면서 품격있는 것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11세기에 지어진 건물로 원래 이름은 '코라 수도원'
'코라'는 교외라는 뜻으로 당시 이스탄불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었음을 나타낸다.
이 수도원 안에 있는 프레스코화나 모자이크가 상당히 잘 보존되고 있다.
천정에 남아 있는 그림들을 보면서 한동안 머리를 내릴 수가 없었다.
그만치 그림들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몇 명이 되지 않았던 서양 관광객들도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그림 하나하나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간은 상당히 좁은 편이다.
대충 보며 걷는다면 10여 분 정도의 면적이다.
그러나 그 시간에 끝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슬람의 기독교 정책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한다.
당시 이슬람 지도자들은 그들이 점령한 도시에서 기독교 잔재를 청산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다.
성 소피아 성당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그들의 자미로 사용했는데,
그림들을 파괴하지 않고 회를 칠해 가렸었다.
그 결과 후손들은 이런 관광 자원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성경 내용과 그림의 연관성을 찾아보려 애썼지만,
교회를 떠난 지 오래된 탓에 알듯모를듯한 그림그림들.......
그래도 이 그림은 성모 마리아, 아기 예수, 동방 박사 그리고 성령이겠지.......
그런데 이 그림은 좀 그렇다.
아기가 너무.......ㅎ
천국의 열쇠?
2시 20분 박물관 나옴
이제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가야 했기에 박물관 앞 골목길을 나서고 있었다.
골목 끝에 뭔가가 보였다.
그제서야 지도를 펴 보았다.
테오도시우스 성벽이었다!
어제 아침 들렸던 성벽, 그러나 도로로 가운데가 끊어졌던 성벽, 바로 그 나머지 부분이었다.
어제 갔던 곳은 우범지대였는데, 이곳은 완전히 다르다.
성벽 위로 오르는 거의 7,80도의 계단이 있었다. 조금은 위험한 계단.
그냥 포기하고.......
방향을 잃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지하철 역 방향을 묻고.......
지하철에 올라탄다. 그리고 숙소로.......
이스탄불에 도착하던 그날, 첫발을 디뎠던 곳이다.
술탄아흐메트 역 바로 앞에 있는 이름 모를 조그만 자미.
그날 저것이 블루모스크인 줄 착각했었지.
밤중이라 더욱 그러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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