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6.15(금)
10시 40분 숙소를 떠남
15일간의 터키여행을 끝내는 날이다.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밤 늦도록 다닌 탓에 터키의 많은 곳 구석구석을 몸으로 느끼며 다녔다.
그렇다고 무조건 싸다닌 것만도 아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 부대끼기도 했고, 이국의 맛을 벤치에 앉아 즐긴 적도 많다.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다.
아침 식사 후, 체크 아웃을 하고 짐을 저녁 시간까지 맡겼다.
갈라타 다리 끝에 있는 터널을 지나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아마 종점인 듯, 여러 번호의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서 99A 버스에 탑승.
에윕 술탄 자미 앞에서 내리면 자미도 구경할 수 있고 피에르로티로 가는 케이블 카도 탈 수 있다.
자미까지 15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왔으나 그보다 빨리 도착하는 것 같다.
옆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자미?를 묻자 내려야 할 곳에서 안내를 해 준다.
많은 승객들도 함께 하차.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행객이 이곳 자미를 피에르로티 찻집으로 가는 길목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자미가 특별한 의미가 있어 서울을 떠날 때부터 계획에 넣었던 곳이다.
11시 25분 에윕 술탄 자미 앞
자미 앞의 원형 광장.
스쳐 지나가는 현지인이 묻는다.
_ 피에르로티?
_ 아니, 에윕 술탄 자미!
녀석이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에부 에윕 엔사리는 이슬람의 예언자 무하마드의 제자였으며,
콘스탄티노플 공략을 위한 전쟁 때 기수로 활약하다 전사했다.
그리고 800년이 흐른 15세기에 그의 묘가 이곳에서 발견되었다.
메흐메트 2세는 이 자리를 기려 자미를 세웠는데,
터키인들은 이 자미를 매우 특별한 곳으로 여긴다 한다.
한켠에 있는 그의 묘소
이날 자미에서는 어떤 특별한 행사가 있는 듯했다.
엄청나게 많은 신도들이 몰려들었고 몇몇 곳에선 이처럼 축하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신도들은 특별한 옷차림을 하고 몰려들었는데 특히 아이들의 복장이 유별났다.
이 꼬마 녀석 가족 사진 찍으려 서 있다가 카메라를 든 나를 보고는 내쪽으로 몸을 비튼다.
예능감 있는 녀석.
지금껏 자미를 둘러볼 때 주로 남자 성인들이 많았는데,
오늘 이곳엔 가족 단위의 신도들이 몰려들었다.
따라서 남녀노소 가릴 것 없는 사람들이 자미 주변에서 서성였다.
다른 자미들과 다를 것 없는 내부.
이들은 자미가 도회지에 있든 시골에 있든, 크든 작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든 그렇지 않은 곳이든
내부 시설이 거의 대동소이하다.
심지어 블루모스크까지도 그러하다.
교세의 크기에 따라 내부 시설의 화려함이 달라지는 우리네 교회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다.
특히 눈에 띄었던 성인 여성들
여신도들이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다가, 내 순서가 되자 조금 당황한다.
사탕을 받아 들고 나도 신도들 곁에 주저앉았다.
아까부터 카메라를 든 채 이곳저곳을 찍으며 돌아다니는 나를 신도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한 사람이 묻는다.
_ 일본인?
_ 아니 한국인.......
잠시 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들 문화에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리라.
터키여행을 하며 느낄 수 있었던 것 가운데 하나_ 그들은 엄청난 문화적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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